◆ 가는 곳마다 혁신 일으킨 ’제안왕’
서울 홍익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종합물류기업인 세방에 입사했다. 이 곳에서 만 22년을 근무한 뒤 2005년 한국철도공사 물류마케팅팀장으로 3년간 재직했다. 이후 2009~2010년 중소물류기업 이지로지텍의 부사장을 맡았다.
구 회장의 현직 시절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혁신’이다. 그는 사내 제안제도를 처음으로 제안한 뒤, 그 해에 바로 ‘제안왕’에 등극했다. 제안제도는 직원의 개선 제안을 회사가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그의 열정은 2004년 세방그룹 광양지사 관리지원팀장을 맡았을 때도 발휘됐다.
광양터미널 개장이 임무였다. 구 회장은 “현장에 간 뒤 노사관계를 재정립 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기능직 현장 노동자들 경조사를 모두 참석하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했다. 마음을 얻은 결과 실적도 얻을 수 있었다. 구 회장은 보통 석 달 걸리는 일을 20일만에 해냈다.
이후 2005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물류마케팅 팀장으로 가서도 그는 혁신을 멈추지 않았다. 당시 코레일 물류사업은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다. 구 회장은 해결책으로 ‘블록트레인’을 제안했다. 해운업계의 우대운송계약(SC)에서 착안해 낸 것이었다. SC는 화주가 일정기간 동안 선박 회사에 일정 수량의 선적을 보증하는 대신 다른 화주보다 값싼 운임료를 내도록 약속한 계약이다. 그 결과 2008년 코레일은 4680만t을 수송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전문가
구 회장은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2014년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에서 ‘철도 물류의 사업다각화 성공을 위한 핵심 요인과 신규 사업 선정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물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과장 시절부터 틈틈이 학업을 이어온 덕분이었다.
구 회장은 2001년부터 물류 관련 세미나, 토론회 등에서 발표자 및 사회자로 활동했다. 코레일 재직을 마친 2011년부터는 우송대 운송물류학과에서 겸임교수로 강의를 시작했고, 최근까지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과에서 5년간 재직했다. 삼성전자 로지텍, 현대글로비스 등 물류기업에 오랜 기간 출강하기도 했다.
2008년부터 이미 직접 제작한 교재로 EBS 물류관리사 국제물류론 강의를 하고 있었다. 물류관리사는 국가전문자격증의 하나로, 물류시설 확충·운영·관리 등을 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구 회장은 “실무뿐 아니라 이론을 겸비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며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까지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해운·물류 ‘오피니언 리더’
해운업계는 ‘HMM 매각 토론회’도 열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때 구 회장은 토론회 좌장을 맡았다. 해운업계의 목소리가 정부에 전달되며 지난 2월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매각 작업은 최종 결렬됐다. 구 회장은 당시 언론사 15곳과 인터뷰를 했다. 말과 글로써 국내 해운업계에 이바지하고 있는 것이다.
대중의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주는 사람을 ‘오피니언 리더’라고 부른다. 구 회장은 최근 물류 미디어 로지브릿지 파트너로 해운업계 오피니언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70대까지 능력을 완벽히 발휘하는 게 목표”라며 “앞으로도 물류업계 현역으로 일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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