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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K-조선, 미중 '안보' 갈등에 '방산 분야' 수혜 기대

임효진 기자 2024-03-18 16:52:53

미중 갈등에 K-조선사 반사이익 기대감↑

HD현대·한화오션 수장 다음달 초 방미

미 함정 MRO 사업 협력 방안 논의 예측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에게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와 건조 중인 함정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이코노믹데일리] 미·중 갈등의 새 전장으로 조선업이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 조선사들이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상선보다는 방산 분야가 주요 협력 무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 조선사들에 제재가 이뤄져도 상선 부문이 수혜를 받을지는 미지수다. 중국의 상선 수주 물량은 주로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등에 집중돼 있어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선별수주하는 한국 조선사와는 제품군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전미철강노조(USW) 등 5개 노조로부터 해양·물류·조선 부문에서 중국의 정책과 관행을 조사해 달라는 청원서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미중 갈등은 조선업으로 번졌다. 5개 노조는 중국이 조선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고 여러 정책적 지원을 하는 등 시장에 불공정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USTR에 미국 항구에 정박하는 중국산 선박에 요금을 부과할 것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조선사들이 상선 부문에서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 미지수란 평가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앞으로 건조되는 중국산 선박의 미국 입항 시 항만 사용료 또는 벌과금 부과 등의 조치를 하면, 화주나 선주들이 중국산 선박을 선호하지 않아 한국이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선 너무 앞서 나간 생각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미국 내에서 조선업의 몰락이 곧 ‘안보 위기’라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되고 논의돼 왔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선 건조 능력이 군용 선박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조선업의 급속한 성장은 미국에는 위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승리할 수 있던 이유는 막강한 조선업 덕분이었는데, 이제는 중국이 당시 미국과 같은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는 설명이었다.

실제 지난해 중국의 세계 상업용 선박 생산 점유율은 51%인 반면 미국은 1%에 불과했다. 미국 조선사들은 채산성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상선 건조는 하지 않고 있다. 미 해군을 주요 고객으로 정부가 발주한 군함·잠수함 등 군용 선박만 건조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미국 싱크탱크 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지난해 12월 "군함, 전투기 등 군사 인프라의 신속한 수리와 상업용 선박 생산을 통한 해상 수송력 확보를 위해 관련 조처를 활발히 해야 한다"며 한국·일본 조선소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평론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미중 갈등 확산으로 함정 분야에서 성과를 낼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해군성 장관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정비(MRO) 역량을 확인하기도 했다. 다음달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미국 함정 MRO 사업에 관한 논의를 위해 미국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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