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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한국 근로자, 일본 보다 月20만원 더 받아…20년 새 역전

성상영 기자 2024-03-17 14:46:45

경총 '한·일 임금 추이 국제 비교' 보고서

日 절반도 안 되던 韓 임금 2022년 역전

20년간 임금 158% 오른 대기업이 주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이코노믹데일리] 지난 2002년 일본의 절반에도 못 미친 한국 근로자의 임금이 2022년에는 오히려 일본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사이에 한국은 대기업 임금이 160% 가까이 오른 반면 일본은 오히려 감소해 역전되기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7일 발표한 '한·일 임금 현황 추이 국제 비교와 시사점'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한국은 월 평균 179만8000원으로 같은 해 일본(385만4000원, 38만5600엔)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2022년에는 한국 399만8000원, 일본 379만1000원(38만5500엔)으로 한국이 약 20만원 앞섰다.

기업 규모별로도 한국 대기업과 중소기업 월 임금이 모두 일본을 앞질렀다. 한국은 2002년 대기업 월 228만4000원, 중소기업 160만8000원으로 일본 대기업 483만6000원(48만3800엔), 중소기업 310만6000원(31만700엔)보다 크게 적었으나 2022년에는 모두 일본보다 높아졌다.

양국 간 임금 역전은 한국 대기업이 주도했다. 2002년 대비 2022년 임금인상률을 보면 한국 대기업은 157.6%나 됐지만 일본은 오히려 6.8%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 중소기업 임금인상률은 111.4%로 대기업과의 격차가 벌어졌다. 반면 일본 중소기업 임금은 20년 새 7.0% 오르며 대기업과 차이를 줄였다.
 
2002년과 2022년 한국과 일본 월 임금 수준 변화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근로시간 변화를 함께 고려하면 한·일 임금 인상 속도는 더 크게 벌어졌다. 초과근로시간을 제외하고 한국은 20년 동안 근로시간이 13.8% 줄었는데 이를 토대로 계산한 시간당 임금은 2002년 9954원에서 2022년 2만5661원으로 2배 이상이 됐다. 일본은 이 기간 근로시간과 임금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경제성장률을 따져봐도 한국 대기업의 임금 인상이 유독 빨랐다. 20년 동안 대기업 임금인상률은 183.1%로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154.2%)를 30%포인트(P)가량 앞섰다. 일본은 1인당 명목 GDP 증가율이 8.8%였으나 대기업 시간당 임금은 9.7% 감소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일본은 근로자 임금 인상에 노력하고 있다"며 "이는 20년간 임금 수준이 제자리에 머물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 본부장은 이어 "한국은 일본과 달리 대기업의 누적된 임금 인상으로 대·중소기업 격차가 심해져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며 "대기업 임금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청년 일자리 증대와 중소 협력사의 경영 여건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한국과 일본의 10인 이상 기업 임금 통계를 활용, 각 연도 평균 원·엔 환율을 적용해 임금 수준을 비교했다. 대·중소기업 구분은 한국에서는 상시 고용 인원 500인 이상, 일본에서는 1000인 이상을 각각 기준으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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