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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INSIDE]부동산 침체에 작년 건설 수주 19% 감소... 건설사들 해외로 눈돌린다

한석진 기자 2024-03-05 07:32:15
서울시 한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난해 전국 건설 수주가 지방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건설사들은 해외 사업을 확장하며 위기 돌파에 나서고 있다.
 
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2023년 지역별 건설 수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 수주는 전년 대비 19.1% 감소했다.
 
수도권 건설 수주의 경우 86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1.6%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2018년 71조3000억원, 2019년 86조4000억원, 2020년 92조원, 2021년 103조3000억원, 2022년 110조7000억원 등 최근 4년간 지속한 건설 수주 상승세가 반전됐다.
 
지방도 88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6.4% 줄었다. 지방의 건설 수주 역시 2019년 67조8000억원, 2020년 87조9000억원, 2021년 93조1000억원, 2022년 105조7000억원 등 최근 수년간 상승세가 계속됐다.
 
통계청의 건설경기동향조사를 토대로 한 이번 보고서에서 건설 수주가 감소한 것은 양호한 토목 분야 수주 실적에도 건축 쪽 수주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도권 건축 수주는 63조2000억원으로 전년(92조2000억원) 대비 31.4% 줄었다. 이는 최근 5년간 최저치다. 토목은 23조6000억원으로 전년(18조5000억원)보다 5조원 가까이 늘었다.
 
지방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토목 수주 실적은 35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건축 수주는 52조7000억원으로 전년(74조8000억원)보다 29.6% 감소했다. 이는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주 실적이기도 하다.
 
특히 대구와 전남, 경남, 충청권의 건설 수주 침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건설 수주는 2조6000억원으로 최근 11년간 최저치이자, 전년 대비 46.1% 줄었다. 전남은 전년 대비 40.4% 감소했으며, 경남은 36.4% 줄었다. 충청권도 전년 대비 30% 내외로 수주가 위축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축 수주는 대부분이 아파트와 같은 주택 공사”라며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의 건축 수주까지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둘째)이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州)에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네옴(NEOM)' 신도시의 지하 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은 해외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도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을 400억달러로 설정하고 수주지원단 파견 등 지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잇따라 해외수주 소식을 알리고 있다.

우선 현대건설은 최근 총사업비 약 140억 달러(약 18조7000억원) 규모의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공사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의 최대 성과다.
 
이번 사업은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로부터 북쪽으로 200km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 내에 2200메가와트(㎿)급 원전 2기를 추가로 신설하는 공사다. 최종 계약자 선정은 4월이 될 전망이며, 현대건설이 입찰 자격 사전심사를 단독으로 통과한 만큼 수주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대우건설은 최근 한국수력원자력 등으로 구성된 ‘팀 코리아’로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참여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 사업은 애초 두코바니 지역에 1200메가와트(㎿)급 1기를 건설할 예정이었으나, 체코 정부가 최근 4기로 늘렸다. 총 사업비만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 건설부문이 수주해 진행하다가 이라크 측의 공사비 미납으로 철수한 13조원 규모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도 1년 4개월 만에 재개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추진하는 대형 도시 사업인 5000억 달러(약 675조원)규모의 네옴시티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엔 사우디 정부가 소프트웨어(SW) 기술을 적극적으로 채택한 네이버와 건설 역량을 결합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을 지난해 수주 실적(333억1000만 달러) 대비 20%가량 늘어난 400억 달러로 설정하고 수주지원단을 파견하는 등 해외건설 수주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업계에선 올해 중동을 중심으로 정부 지원이 원활할 경우 해외건설 수주액 400억 달러는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융복합·신산업으로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되고 투자 개발형 사업 및 도시개발 사업 수주가 확대될 것”이라며 “국내 건설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건설사 입장에서는 올해 중동이 돌파구 역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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