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의협 비대위)는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의대 정원 확대 정책 때문이다. 당장 내년부터 시행되는 정책은 의대생 2000명 증원을 비롯해 2035년까지 의사 1만명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의협은 이에 반대하며, 불합리한 의사증원을 저지하기 위해 비대위를 구성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비대위는 국내 의사 부족에 대한 사실 여부를 데이터로 제시하며, 현 정부 정책에 대해 반박하고, 의대 증원에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비대위 데이터에 따르면 2000년도에 15세 미만 소아는 990만명이었고, 당시 소아청소년과(소청과)과 의사는 3375명이었다. 하지만 현재 15세 미만의 소아는 590만명, 소청과 의사는 6222명이다. 23년 동안 15세 미만의 소아는 350만명이 줄었고, 소청과 의사는 2500명이 늘었다.
비대위는 “의사 수가 증가했음에도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40개 의과대학 정원은 3000명인데 한 번에 2000명이나 늘리는 것은 의대가 24개나 새로 만들어지는 것과 같다”면서 “이렇게 되면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의료비 부담 등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의 2000명 증원 계획은 10년~15년 뒤에 필요한 정책이며, 현재 당장 급한 필수의료 정책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 비대위의 입장이다. 정부가 이야기하는 스물여덟 차례 이어온 회의에 대해서도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직접 회의에 참석했던 당자사로써 당시 30~40여명을 모아두고 2시간 정도 회의를 진행했다”며 “중요한 것은 논의하는 내용을 듣고만 가셨고, 의사 수 증원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현 정부는 2월, 3월이면 교육부와 협의해 인원 배정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의료계와 협상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해석된다”며 “정책추진에 있어 정부는 대응 방향에 유연함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는 내일(15일) 서울·경기·강원·전북·광주·제주 등 대부분의 시·도에서 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17일 있을 1차 비대위 회의에서 투쟁방안과 로드맵이 갖춰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회의 결론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비대위 간담회에는 △김택우 비대위 위원장 △박인숙 전 국회의원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 △박명하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이 참석했다. 비대위는 비대위원장과 각 분과위원장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상임 비대위원회를 두고 그 아래 △투쟁위원회 △조직강화위원회(박명하 회장) △대외협력위원회(박인숙 전 의원) △언론홍보위원회(주수호 대표)를 분과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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