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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남 얘기 아닌 美 '전기차 사태'…인프라 미스매치 해소 시급

장은주 기자 2024-02-01 06:00:00

물리적 한계 뛰어넘기 위해서는 충분한 인프라 확보 必

기아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사진=기아]
[이코노믹데일리] 그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한 전기 자동차 시장이 매서운 한파와 함께 주춤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언론이 미국의 극적인 강추위로 전기차가 방전되는 사태를 조명하면서 한국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인기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완성차 업계의 숙원인 전동화 전환 10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충전 인프라 확보가 절실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미국에서 시작된 전기차 수요 둔화가 국내 시장까지 번지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총 15만7823대로 전년 대비 0.1%가량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장이 과도기에 들어섰다고 평가한다. 한국에서 전기차 시장의 역성장세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확인됐다.

얼마 전 미국에 닥친 겨울철 강추위로 벌어진 전기차 충전 대란이 전 세계에 보도되면서 기술적 한계가 다시 한번 부각되기도 했다. 전기차의 저온 주행거리는 상온 때보다 평균 20% 이상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저온 주행 등 물리적인 단점을 해소하기 위한 가장 빠른 해결 방안은 충분한 인프라 확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한국과 미국보다 평균 기온이 낮은 노르웨이의 경우 지난해 전체 신차 등록대수의 82.4%를 전기차가 차지했다. 이는 노르웨이 당국이 전국적으로 충전기 설치를 확대해 충전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를 완화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노르웨이에서는 전기차 소유자 약 90%가 주택에 개인 충전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기 확보가 전동화 전환에 확실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용 지역 간 괴리도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23년 10월 기준 국내에서 운영 중인 전기차 충전기는 총 25만대 수준이다. 정부는 2030년 123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핵심은 적재적소에 충전기가 설치돼 지역 간 미스매치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 광역시 중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빠른 인천과 대구를 예로 들면 두 지역 간 차충비(충전기 1대당 전기차 등록대수)는 약 6년 사이에 3배가량 차이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는 2030 충전 인프라 구축 로드맵을 통해 2030년 대구의 차충비를 2.06, 인천의 차충비를 6.27로 추산했다. 차충비가 높을수록 충전기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박정 위원장도 "향후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과 지역별 편차도 크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꼬집은 바 있다.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을 겸하고 있는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충전소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필요한 곳에 적합한 충전기가 보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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