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최초’ ‘신기록’ ‘세계화’
삼양식품이 전 세계적으로 매운맛 열풍을 일으키며 ‘K-라면’의 수출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제2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불닭볶음면’을 개발한 인물로, 해외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자사의 대표 제품 불닭볶음면 성공을 이끌어 연매출 1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불닭볶음면은 출시 초기만해도 ‘너무 매워서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 95개국에 수출될 정도로 K-라면의 매운맛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수출이 본격화한 지난 2016년 이후 거의 매년 최고 실적을 새로 쓰고 있다. 2016년 3593억원이던 매출은 2022년 909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는 판매 호조로 매출 1조원 클럽 가입이 예상된다.
김 부회장은 향후 수출 제품 생산기지인 밀양 신공장을 앞세워 글로벌 라면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 김정수의 선구안…‘K-푸드 열풍’ 주역으로 우뚝
불닭볶음면은 김 부회장이 지난 2011년 당시 고등학생이던 딸과 서울 명동을 지나며 불닭 매장에 사람이 몰려있는 모습을 보고 개발한 제품이다. 직원들과 전국을 돌며 유명 불닭, 불곱창, 닭발 맛집을 찾아다녔고 세계 여러 소스를 연구한 뒤 강한 매운 맛을 라면에 적용시켰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앞세워 매년 급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2012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불닭 브랜드의 누적 매출액은 3조2000억원에 이른다. 해외 수출로만 2조3000억원을 벌어들였다. 누적 판매량은 53억개에 달한다.
이러한 판매 호조세에 힘입어 삼양식품은 작년 매출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8662억원으로 이미 전년 연간 매출(9090억원)과 맞먹는 성적을 올렸다. 이런 추세라면 작년 연간 매출 1조원 돌파는 따 놓은 당상이라는 평가다. 삼양식품의 전체 매출의 70%가 수출에서 나오고 있으며, 그 중 불닭볶음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7%에 달한다.
삼양식품은 해외에 생산공장 없이 수출 물량 전량을 국내에서 만드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6년부터 시작된 폭발적인 수출 성장세에 힘입어 2017년 1억 달러, 2018년 2억 달러, 2021년 3억 달러, 2022년 4억 달러 수출을 달성하며 현재 한국 라면 수출액의 약 55%를 담당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본래 내수 위주의 기업이었다. 불닭볶음면 제품 출시 전 2011년의 연간 수출액은 213억원이다. 이는 전체 매출 2987억원의 7.1%로 미미한 기록이다. 삼양식품의 수출액이 급증한 것은 불닭볶음면에서 파생된 다양한 제품과 유튜브를 통해 확산된 ‘파이어 누들 챌린지(불닭볶음면 먹기에 도전하는 모습을 인증하는 놀이)’의 유행을 탄 이후다.
챌린지를 시작한 당시 일시적인 매출 효과를 얻을 것이라 평가했지만, 2017년 수출액 2052억원을 기록, 2019년에는 272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따라잡은 이례적인 상황까지 발생했다.
김 부회장은 해외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해외 매출에서 일본·미국·중국 현지법인의 비중을 7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중국, 미주, 동남아 지역은 2022년 삼양식품 해외 매출의 각각 35%, 15%, 35%를 차지한다.
특히 중국은 세계 최대 인스턴트 라면 소비국이자 삼양식품 해외 매출의 35%를 차지하는 1위 수출국이다. 삼양식품은 작년 중국 최대 쇼핑축제인 광군제(11월11일)에서 매출 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행사 기간 현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13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기존 최고 매출인 2021년 110억원보다도 19% 증가한 금액이다.
삼양식품은 2021년 9월 상하이에 현지 판매법인을 세우고 이듬해 2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삼양식품은 현지에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영업마케팅을 강화하고 있고, 작년부터는 온라인 채널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법인 삼양아메리카도 유통망을 적극 확대해 나가며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삼양식품은 다양과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미국 시장 특성을 반영한 제품을 꾸준히 확대해나가고 있다.
앞서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현지인들을 위해 ‘콘불닭볶음면’을, 히스패닉 인구를 타깃으로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을 출시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일본 맞춤형 제품 ‘야키소바불닭볶음면’ 등 특정 국가 대상제품을 선보이며 호응을 얻고 있다.
삼양식품은 적극적인 수출 확대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1643억원을 투자해 밀양2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2400억원이 투입된 밀양1공장은 지난 2022년 5월부터 가동을 시작해 라면 수출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두 공장을 동시에 가동하면 삼양식품의 수출용 라면 생산량이 연간 12억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김정수 부회장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현지공장을 설립하지만, 메이드인 코리아의 자존심을 걸고 K-푸드의 위상을 높이며 세계시장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밀양 신공장 건립을 통해 불닭볶음면의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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