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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베트남, 쓰레기와의 전쟁 선포…2024년까지 분리수거 정착 목표

박경아 기자 2023-12-21 06:00:00

급성장·도시개발 부작용으로 양대 도시 하노이·호치민 쓰레기가 전국 쓰레기의 34%

유네스코 문화유적으로 지정된 베트남 북부 꽝닌성 하롱베이. 최근 대량으로 쓰레기가 유입돼 부유 쓰레기들이 경관을 해치고 있다. [사진=아주DB]
[이코노미데일리] 베트남의 대표적 관광지 하롱베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에메랄드빛 바다, 3000여개의 섬과 기암괴석들로 이뤄진 하롱베이는 여러 영화 속 배경으로 등장해 아름다움을 뽐내기도 했다. 그 하롱베이가 최근 급증한 부유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다.

하롱베이관리위원회 자료를 인용한 인사이드비나 보도에 따르면 지난 3~5월 하롱베이 해역에서 수거된 해양 폐기물은 1만t에 이른다. 그 무렵 일시적으로 양식장 스티로폼 부표를 친환경 대체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폐기물이 대량 발생하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늘어나는 관광시설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관광객들이 버리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증가하는 해양 폐기물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하롱베이뿐 아니라 메콩강 등에서도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생활 폐기물들이 물에 흘러들어가 부유 쓰레기가 되거나 처치곤란한 쓰레기산이 된다. 베트남의 빠른 경제 성장과 도시화의 산물이 이러한 생활 폐기물이지만 대처 능력은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생활 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해 베트남 정부는 내년에 쓰레기 분리배출 의무화를 강력히 추진해 나갈 의지를 다지고 있다. 베트남 천연자원환경부는 최근 각 지방자치단체에2024년 말까지 생활 폐기물을 의무적으로 △재활용 폐기물 △유기성 폐기물(음식물 쓰레기) △기타 폐기물 등 3가지로 분류해 배출하도록 지침을 전달했다.
 

 

한화그룹이 베트남 남부 빈롱시에 기증한 부유 쓰레기 수거용 태양광 보트가 메콩강을 청소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제공]

베트남은 이미 20년 전부터 폐기물 분리배출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당국의 관리 미비 △환경미화원 교육 미흡과 장비 부족 △시민의 인식 부족 등의 이유로 현재까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베트남에서 폐기물 분리수거가 시행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법률상 강제 조항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베트남 정부는 2022년 생활 폐기물 분리배출을 의무화하는 개정 환경보호법을 발표했지만 폐기물 분류에 관한 명확한 지침이 마련되지 않고 이를 수집해 처리할 별도 장비를 갖춘 지역도 많지 않아 유명무실해지고 말았다.

베트남 천연자원환경부에서 발간한 국가환경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베트남의 고형 폐기물 배출량은 하루평균 6만4658t에 이른다. 2010년 4만4400t이던 일평균 고형 폐기물 배출량이 9년 새 약 45.6% 증가했다. 특히 도시지역 폐기물 배출량이 눈에 띈다. 베트남의 양대 도시 하노이(6500t/일)와 호찌민(9400t/일)의 폐기물 배출량은 베트남 총 배출량의 33.6%에 달한다. 세계은행(WB)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베트남의 연간 폐기물 배출량은 5400만t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베트남의 생활 폐기물 처리 예산은 연간 약 6억1000만 달러로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0.23%에 불과하다. WB은 베트남 경제 규모에 맞는 고형폐기물 처리 예산은 약 11억8150만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베트남의 폐기물 처리 시설 또한 낙후돼 있다. ‘2019 베트남 국가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고형 폐기물 처리의 약 71%는 매립으로 처리되고 있다. 하지만 매립 폐기물의 70%는 완전히 처리되지 않은 상태로 매립되는 것으로 확인돼 침출수가 외부로 흐르거나나 제대로 매립되지 않은 폐기물들이 강이나 바다로 흘러든다. 이 때문에 WB는 베트남을 세계 5대 해양오염 국가 중 하나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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