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121.2%로 지난해(118.9%)보다 상승했다. 그중 2017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판매됐던 3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작년 131.4%에서 올해 상반기 156.6%로 뛰었다.
손해율 100%가 넘으면 보험사들이 받은 보험료보다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더 많아 적자 상태임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80~90%대를 흑자로 보고 있다.
2021년 7월부터 운영중인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 역시 지난해 89.5%에서 올해 115.9%로 상승했다.
반면 2009년 9월까지 판매됐던 1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올해 121.5%를 기록하면서 전년(124.9%) 대비 낮아졌다. 2세대 실손보험 손해율도 작년 111.5%에서 올해 110.7%로 내려가면서 안정화됐다. 이는 대법원이 지난해 6월 백내장 수술을 일괄적으로 입원치료로 인정해오던 것에 제동을 거는 판결을 내린 이후 보험사의 백내장 과잉 수술 관련 심사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3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악화되면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1세대 실손보험은 손해율이 점차 회복하는 추세로 보험료 인하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 3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1세대 실손보험 관련 지급보험금 추세 등을 고려하면 전년 대비 인하한 요인이 있어서 이를 보험료 조정에 반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은 여전히 비급여 항목 과잉진료가 많은 점이 원인으로 해석된다. 비급여 항목은 의료기관에서 가격과 횟수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 과잉진료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주요 4개 보험사의 최근 5년간(2018~2022년)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등 물리치료 지급보험금은 연평균 19.3% 증가했다. 영양제 등 비급여주사제(암환자 제외)에 지급된 보험금도 연평균 20.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도 발달지연(59.6%), 재판매 가능 치료재료(48.8%), 여성형 유방증(56.0%) 등의 항목에 지급되는 보험금도 증가세가 가팔랐다. 지난해 6개 비급여 항목에 지급된 보험금은 1조6163억원으로 2018년(7242억원) 보다 2배 이상 올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3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지금 추세대로라면 연말쯤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료 정상화를 위해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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