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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안정' 택한 이재용, 한·경 '투 톱' 그대로…삼성 '미래사업기획단' 신설

성상영 기자 2023-11-27 18:16:27

삼성전자 2024 정기 사장단 인사 발표

사장 승진 2명 그쳐…전년比 규모 축소

위기 속 '안정' 방점, 미래기획단에 주목

삼성전자가 27일 '2024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 김원경 DX부문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실장 사장, 용석우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사진=삼성전자]
[이코노믹데일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조기 인사를 통해 내비친 뜻은 '안정'이었다. 지난해 9명 규모로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것과 달리 올해는 5명 수준에 그쳤다.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과 DS(반도체)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는 '투 톱 체제'를 그대로 두면서 사장단 변화 폭을 최소화했다.

삼성전자가 27일 발표한 '2024년 정기 사장단 인사'의 핵심 내용은 한종희·경계현 대표 체제 유지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보임, 미래사업기획단 신설로 요약된다.

이날 인사에서 사장 승진자는 2명뿐이었다. 지난해 7명이 승진한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크게 줄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창사 후 처음으로 연 매출 300조원 시대를 열며 성과주의를 전면에 내세웠다. 올해는 사업부별 실적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며 '신상필벌'보다는 보수적 기조가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이 새롭게 정해진 점이 눈에 띈다. 지금까지는 한종희 부회장이 사업부장을 겸직했으나 부사업부장인 용석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TV 사업을 이끈다. 용 신임 사장은 1970년 9월생으로 사장단 가운데 가장 젊다. 안정에 방점이 찍힌 이번 인사에서 세대교체를 상징하게 됐다.

용 사장은 TV 개발 전문가로 2021년 12월부터 개발팀장, 지난해 12월부터 부사업부장을 맡았다. 기술은 물론 영업과 전략 등 다방면에서 역량을 쌓아왔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세계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30% 안팎을 기록 중이지만 수익성 하락이란 숙제를 풀어야 한다.

DX부문에서 해외 대외협력을 맡은 김원경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Global Public Affairs)팀장도 사장 직함을 달았다. 외교통상부 관료 출신인 김 사장은 2012년 3월 삼성전자에 합류해 글로벌 대관(對官)·네트워크 관련 업무를 해왔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대외협력 조직을 사장급으로 격상시켜 다극화 시대 리스크 대응을 위한 협력 관계 구축에 기여토록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한종희·경계현 투 톱 체제로 가면서 두 대표이사의 역할에는 변화를 줬다. 한 부회장은 DX부문장과 더불어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그대로 겸직하면서 생활가전 사업에 좀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경계현 사장은 연구개발(R&D) 조직인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을 함께 맡는다. 반도체 시장 불황으로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서도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차세대 D램과 파운드리(생산 전문),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개발에 힘을 싣겠다는 포석이다.

그밖에 DX·DS부문 산하 사업부장은 모두 유임됐다. 모바일 사업을 주도해 온 노태문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도 자리를 지켰다.

사장단 인사와 함께 이뤄진 조직 개편에서 신설된 미래사업기획단 역할에도 관심이 모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부회장급 조직인 미래사업기획단은 사업지원TF와 별개로 신사업 발굴을 전담한다. 단장은 메모리·배터리 신화를 쓴 전영현 삼성SDI 이사회 의장이 맡는다. 정현호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가 옛 미래전략실 같은 컨트롤타워 개념이라면 미래사업기획단은 말 그대로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는 게 임무라는 설명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조만간 부사장 이하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맞춰 미래사업기획단 규모와 구체적인 기능 등도 구체화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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