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에너지 기업들이 기존 사업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친환경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친환경 비전을 담은 사명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 사업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과 두산에너빌리티의 무탄소에너지 자회사 두산지오솔루션이 꼽힌다.
SK지오센트릭과 두산지오솔루션은 모두 지구와 대지를 뜻하는 '지오(Geo)'를 사명에 적용했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 2021년 SK종합화학에서 '지구를 중심에 둔다'(Geo Centric)는 뜻을 담아 사명을 변경했다. 리사이클링 소재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면서다.
앞서 SK지오센트릭은 지난 2020년 납사분해설비(NCC)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매년 20만톤(t)의 에틸렌을 생산하던 곳이었으나 중국 기업들이 공장을 증설하며 화학 사업의 수익성이 하락한 데 이은 결정이었다.
SK지오센트릭은 "우리 힘으로 미래를 만들자"는 기조 아래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고품질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사업 구조 대변화를 예고한 이후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울산 ARC' 기공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유사한 예로 두산지오솔루션이 있다. 두산지오솔루션은 '지오'와 '솔루션(Solution)'의 합성어로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무탄소 에너지 사업을 확대해 신재생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두산지오솔루션은 지난 16일 두산에너빌리티가 이사회를 열고 설립을 결정한 자회사다.
두산은 사업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달성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으로 무탄소 에너지가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지오솔루션은 해상풍력, 수소, 연료전지 등 무탄소 에너지 사업 개발부터 운영까지 총괄하는 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명에 이러한 사업 비전을 담은 것은 기존 석유화학, 에너지 사업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위기 의식도 반영됐을 것"이라며 "또 이전처럼 직관적인 사명보다는 어떤 사업을 하는지 덜 드러나는 사명이 요즘 트렌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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