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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보릿고개 지나온 가구업계, 하반기 '주도권' 경쟁 뜨겁다

김아령 기자 2023-11-14 06:00:00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열린 신세계까사 ‘마테라소 & 신혼가구 제안’ 팝업에서 소비자가 신제품 ‘루고’ 소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신세계까사]

[이코노믹데일리]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진을 겪던 가구업계가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샘, 현대리바트, 신세계까사 등 주요 가구업체들이 올해 3분기(7~9월) 동반 수익 개선에 성공하면서 시장 수요가 살아난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위축됐던 웨딩 시장이 엔데믹 이후 호황을 누리면서 혼수 용품 구매가 늘었고, 주택거래량이 증가하면서 효과를 봤다. 
 
특히 4분기엔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몰려 있어 가구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업체들은 브랜드를 강화하고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고객 유치 주도권 싸움에 열을 올리고 있다. 

◆ 고전하던 가구 빅3, 부동산 시장 회복에 실적 개선 ‘꿈틀’

상반기 계속된 적자로 골머리를 앓던 가구 업체들이 올해 3분기 적자 폭을 줄이거나 흑자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13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3분기 매출액 4809억원, 영업이익 4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5억원 손실을 보던 것에서 흑자 전환했다.
 
한샘은 3분기 실적에 대해 “원가율 개선과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비중 증가로 매출 구성비 조정 및 공급망 관리가 이뤄진 효과”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의 가구계열사 현대리바트도 이번 3분기 실적이 개선됐다. 매출은 3966억원, 영업이익은 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9%, 114.8% 증가했다.
 
한샘과 비교해 현대리바트의 수익 개선 폭이 컸던 것은 B2B(기업간 거래) 사업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리바트의 가구 사업은 B2B가구와 B2C가구, 기타 등으로 구분돼 있다. 매출 규모면에서 B2B 사업이 30%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B2B가구와 B2C 가구가 각각 35%, 19%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B2B가구를 앞세워 사업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리바트의 가구 사업 3분기 매출액은 2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7% 증가했다. 그 가운데 B2B 가구 부문 매출액이 1391억원으로 53%가 확대되면서 뚜렷한 성과를 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열린 신세계까사 ‘마테라소 & 신혼가구 제안’ 팝업에서 소비자가 침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신세계까사]
신세계그룹의 가구 계열사인 신세계까사는 3분기 수익 개선 성과를 냈으나, 3사 가운데 홀로 적자 기조를 이어가 아쉬움을 남겼다. 해당 분기 매출액은 6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작년보다 40억원 가량 줄어든 18억원을 기록했다. 
 
가구업계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던 배경에는 활발한 주택 거래 분위기가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주택 거래량이 늘면 가구 교체나 인테리어 수요가 확대돼 가구업계 실적도 개선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분기 전국 부동산 주택매매거래량은 14만9196건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8.7% 증가했다. 특히 경기도에서 같은 기간 거래된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7만2544건으로 전년 동기(4만7058건) 대비 154% 늘었다.
 
부동산 관계자는 “작년부터 급격하게 올랐던 금리가 올 하반기 들어서면서 다소 안정됐고, 미분양 소진이 빠르게 이뤄졌다”며 “내 집 마련 수요들이 아파트 매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기간 가구업체들의 매출도 상승세를 탔다. 한샘은 지난 8월 28일부터 2주간 주력 모델인 ‘포시즌’ 매트리스의 계약금액이 직전 2주보다 20% 증가했다. 9월로 접어들면서 가을철 웨딩·신규입주 등이 다가오면서 계약이 크게 늘었다.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프리미엄 드레스룸 제품인 ‘바흐 드레스룸’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뛰었다.
 
특히 리클라이너 소파의 인기가 높았다. 같은 기간 리클라이너 소파의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5% 증가했다. 전체 소파 판매량 중 리클라이너 소파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51%에서 58%로 늘었다. 연령대를 밝힌 리클라이너 구매 고객 중 54%가 MZ세대로, 젊은 층에서 수요가 높았다.
 
신세계까사에선 드레스룸 가구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3분기 까사미아의 드레스룸 가구 매출은 지난 2분기(4~6월)와 비교해 약 40% 신장했다. 본격적으로 가을이 시작된 9월 1일부터 17일까지는 매출도 직전 17일(8월 15일~31일)보다 11%가량 올랐다.
 
현대리바트 꼼므 키즈 '슬라이딩 전면 책장' 모습 [사진=현대리바트]
4분기(10~12월)에는 대규모 수도권 대단지 분양이 이뤄지고 있어 가구 수요가 더욱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 수도권에 분양 예정인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는 총 18곳으로 집계됐다. 분양가구는 3만442가구로 서울 7256가구(3곳), 경기 1만7631가구(12곳), 인천 4328가구(3곳) 등이 공급된다.
 
분기별 대단지 분양 물량이 올해 1분기 1만540가구, 2분기 1만3613가구, 3분기 1만2048가구 등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물량은 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4분기는 이사 수요가 증가하는 시즌으로 매출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하반기 업체별 이익률 개선 작업과 비용 효율화의 노력이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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