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입장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대형사는 보험료를 올리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고객 확보가 절실한 중소형사는 보험료를 최대한 낮춰야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보험·핀테크(금융기술)업계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표준 API' 적용을 놓고 8일 현재 막바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플랫폼 가동을 앞둔 보험업계는 보험료 체계를 놓고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견해차가 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사는 수수료 부담으로 보험료가 올라가더라도 플랫폼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이다.
그러나 중소형사는 플랫폼 활용 시 마케팅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 등으로 보험료를 낮추고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입장을 비추고 있다. 보험사들은 사업비나 수수료 등을 고려해 판매 채널에 따라 다른 요율을 적용하고 있다. 요율이 높으면 보험료도 높아지고 낮으면 보험료도 낮아진다.
새 플랫폼에서 실제 요율을 어떻게 적용할지는 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 현재까지는 미정이다. 다만 일부 대형사 중심으로 기존 다이렉트 채널보다 높은 요율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점유율이 낮은 중소형사는 플랫폼 적용 요율이 높아지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보장 내용이 대체로 비슷하기 때문에 플랫폼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보험료를 낮추는 게 필요하다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 논의 중인 API란 금융사와 플랫폼을 가진 테크사가 데이터를 주고받는 방식을 말한다. API는 '표준', '개별' 두 가지로 나뉜다.
표준 API는 핀테크사가 서비스 제공시 각 보험사 상품의 공통된 정보만 가져올 수 있고 개별 API는 보험사와 핀테크사마다 각각 1대 1로 연결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선정 과정에서 업계 간 잡음이 있었지만 결국 표준 API로 정해졌다.
중소형사는 이번 서비스로 판매 점유율이 분산될 수 있어 대형사들의 자동차보험 시장 독과점이 완화될 것이라 기대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보 등 손보업계 빅4는 자동차보험 점유율 85%를 기록했다.
따라서 새로운 플랫폼에서 각 사만의 특색 있는 상품을 내세워 경쟁한다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업계는 앞서 보험료 조정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비교·추천 서비스 플랫폼에 각 사만의 경쟁력 있는 상품을 담을 수 있으려면 먼저 수수료에 따른 보험료 조정이 가장 중요한데, 이게 제일 큰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금융위원회는 과도한 수수료 부과 방지 차원에서 자동차보험 중개에 따른 수수료가 4%대 이상을 넘기면 안 된다는 상한선을 정했다. 플랫폼으로 상품 판매가 시작되면 보험사들은 플랫폼에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상품이 많이 판매될수록 보험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부담도 올라가게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보험료 책정까지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료를 올릴지 내릴지는 회사별 전략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라며 "다만 기존 CM(사이버마케팅) 채널에서 판매 중인 상품과 가격이 다를 경우 (플랫폼에) 가격이 차이 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표기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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