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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가이드라인 첫 적용' 순익 감소…보험사 3Q 실적 '먹구름'

지다혜 기자 2023-11-02 06:00:00

실손보험 비중 높은 손보사…손실 클 것으로 예상

업계 일각 "장기적 관점으로 지켜봐야 한다" 의견

자료사진 [사진=픽사베이]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냈던 보험사들의 상황이 달라지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의 새 회계제도(IFRS17)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3분기부터 적용되면서 수익이 줄줄이 감소한 탓인데 추후 발표될 보험사들의 성적표에도 관심이 주목된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금융그룹 계열사 중 가장 먼저 발표된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의 3분기 순이익은 1551억원, 60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42.9%(2714억원), 38.9%(988억원) 줄었다.

신한라이프의 3분기 순이익은 115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4.8% 하락했고, 같은 기간 신한EZ손해보험은 39억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은 3분기 각각 57억원, 462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하나생명은 3분기 순이익이 39억원에 그쳐 전분기(151억원) 보다 74.4% 줄었고, 3분기 누적 순이익(170억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손해보험의 경우 3분기 369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적자가 커졌다.

이같은 결과는 금융당국의 IFRS17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이번 3분기부터 적용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올해 IFRS17이 도입되면서 각 보험사의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지속돼 왔다. 올 1분기만해도 5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해 호실적을 거뒀기 때문인데 당초 7조원을 넘어서며 은행권 실적을 상회할 것이라는 말도 나왔지만 금융감독원은 과한 추정이라고 밝혔다.

IFRS17은 계리적 가정이 자유로운 특성이 있는데 보험사들이 이를 이용해 보험계약마진(CSM)을 과대 산출하고 이익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CSM은 보험계약시 미래에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현재 가치로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특히 실손보험 손실 발생이 지속적으로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손보사들이 낙관적 기준으로 실손보험의 손해율을 가정해 실적을 부풀린 것이란 비판이 나왔다. 예를 들어 실손보험 미래 갱신보험료를 대폭 올릴 것으로 예상해 향후 손해율이 크게 낮아진다고 가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제도의 신뢰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자 금감원은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등을 가정할 때 사용할 세부 지침을 세웠다. 보험사들이 낙관적인 가정으로 자사에 유리하게끔 계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아직 모든 보험사의 실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보험사들의 3분기 순이익은 순차적으로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실손보험 상품 취급 비중이 높은 손보사 위주로 타격을 많이 받을 것이라 전망한다. 다만 가이드라인을 적용했더라도 단기적인 실적 비교로 판단하기에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그간 IFRS17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노력해 온 만큼 당장의 분기 실적보다는 장기적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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