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당국의 칼끝이 김 센터장까지 향하면서 경영진 사법 리스크에 카카오와 계열사들이 추진하는 신사업들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인수합병(M&A)을 비롯한 신규 투자도 급제동이 걸렸다. 카카오 주가는 연일 추락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23일 오전 10시 김 센터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김 센터장은 이날 장시간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 말했다. 카카오 주가 급락 등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없이 빠르게 자리를 옮겼다.
특사경은 이날 김 센터장의 소환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센터장까지 구속 위기에 몰릴 경우, 카카오는 말 그대로 창사 이래 초유의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카카오가 전사적으로 추진해온 신사업·투자가 당분간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카카오 그룹 전체 신사업 투자를 총괄해왔던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가 구속되면서 M&A 투자 검토 사안들이 이미 올스톱된 상태다.
김 센터장은 지난해 의장직에서 물러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맡고 있다. 카카오 공동체 경영 전반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지만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서 카카오의 신성장 미래 사업들은 관여하고있다.
이번 사법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SM 인수 심사에 미칠 파장에 우선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이해 당사자간 합의된 계약이라는 점에서 인수 불허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수사 결과에 따라 카카오 경영진의 시세조종 공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지배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 2019년 카카오는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카카오뱅크 지분 16%를 매입해 총 34%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대주주(한도초과보유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법 제448조인 ‘양벌 규정’이 있다. 이 조항은 법인 대표나 관련자가 법률을 위반했을 경우 법인에도 벌금형을 내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배 투자총괄대표가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카카오도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양벌 규정에 따라 카카오가 벌금형을 받게 되면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받게 되고, 문제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카카오뱅크 지분 중 10% 초과분을 매각해야 한다.
시세조종 관련 처분 관련 카카오 '법인'에도 적용된다면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수도 있다는게 업계 전망이다.
앞서 특사경은 지난 13일 SM엔터 시세조종 의혹이 제기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