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올해 간판을 바꾼 한화오션은 4분기로 들어선 지금까지 연간 수주 목표의 4분의 1도 달성하지 못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한화오션이 선박 사업에 집중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5척, 특수선 4척 등 9척을 수주했다. 합계 수주액은 14억7000만 달러(약 1조9970억원)로 올해 목표치인 69억8000만 달러(약 9조4000억원)의 21%에 불과하다.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55억1000만 달러(약 7조5000억원)에 달하는 선박을 추가로 수주해야 하는데 이미 4분기를 달리고 있는 시점에서 목표 달성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한화오션의 수주 목표 달성률(21%)은 조선 3사(HD현대·삼성중공업·한화오션)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HD현대는 3년 연속 연간 목표치를 넘기는 호조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달 카타르에너지와 맺은 LNG 운반선 17척 체결 건을 제외하고도 122척을 수주해 연간 목표치의 101%가량을 달성했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총 66억 달러(약 8조8000억원)를 수주해 연간 목표 95억 달러(약 8조8000억원)의 69%를 채웠다. 아직 목표치를 넘기진 못했지만, 업계에서는 카타르 2차 수주전을 통해 무난하게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렇게 타 업체들이 목표치를 초과하거나 달성에 가까워지는 가운데 한화오션만 목표치에 근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실정에 일각에서는 한화오션이 선박 사업에 집중하지 않고 방위산업 사업에 치중한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실제로 지난 8월 한화오션은 2조원가량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총 금액 2조원 중 9000억원 가량을 방산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9월에는 강중규 중앙연구위원장이 시흥 연구개발(R&D)캠퍼스에서 "방산 초격차 달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약속했다.
한화오션은 방산 투자에 총력을 기울인 것은 맞지만 상선 수주를 게을리 하거나 상선보다 방산에만 치중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편 저조한 실정에도 증권가에서는 한화오션이 이번 3분기를 기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 2020년 4분기부터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후 첫 흑자 전환이 전망되는 상황인 것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연말까지 가면 어느 정도 수주 목표치에 근접할 것이라고 본다"며 "방산 사업만 집중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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