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LNG선 건조시장에서 중국 조선사의 영향력은 커지는 추세다. 중국의 후동중화조선소는 지난 9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가스텍 2023(Gastech 2023)'에서 미국선급(ABS)·노르웨이선급(DNV)·로이드선급(LR)에게 27만1000입방미터(㎥)급 초대형 LNG선의 개념승인(AIP)을 받았다. 해당 선박의 크기는 세계 최대 규모로 중국의 LNG선 분야 기술력이 자리를 잡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LNG선 건조 핵심인 화물창 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엔지니어링 회사 'GTT'가 멤브레인 화물창 라이선스(면허)를 중국에 발급한 것이 알려지면서 LNG선 시장 경쟁 격화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7.8%에 불과했던 중국의 LNG선 수주 점유율은 지난 2022년 29.7%%까지 확대됐다. 한국 조선사들의 LNG선 수주가 늘어나면서 수주 물량이 3~4년 이상 채워지자 빠른 공급을 원하는 선주가 중국 업체에 발주를 시작한 것이다.
건조 척수를 기준으로 한 친환경 선박 수주 잔고 점유율에서는 이미 중국이 한국을 앞선 상태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중국 조선소의 LNG추진선(LNG+컨테이너선) 수주 잔고 점유율은 59%다. 같은 기간 메탄올 추진선(메탄올+컨테이너선) 분야에서는 중국 조선소가 3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그 비중을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다. 다만 이같은 수치는 선박 규모에 따라 상이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조선사는 대형 선박을 주로 발주하지만, 중국 조선사는 중형 선박까지 건조하기 때문이다.
친환경 선박에 대한 기술력이나 선박 규모로 따졌을 때 당분간은 국내 조선사가 우위지만, 중국이 빠르게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문제를 인식하고 새로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업체까지 참여하는 정부 주도 협력 기구 조성이 필요하다"며 "기자재 업계, 연구 기관 등이 협력해 공동 프로젝트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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