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롯데칠성음료가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높은 내수 의존도로 실적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자 해외 사업 강화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연매출 1조원 규모의 해외 음료업체 경영권을 획득하거나 국제 식품 박람회에 참여하며 글로벌 진출 교두보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매출 대부분은 내수에서 발생하고 있다. 올 상반기 음료 매출은 9609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내수가 8968억원으로 93.3%를 차지했다. 수출은 589억원으로 비중이 약 6% 정도다. 주류 부문도 올 상반기 매출 4059억원 중 수출은 383억원으로 9.4%에 불과하다.
롯데칠성음료의 상반기 총 매출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1조4760억원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1% 감소한 1185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634억원으로 19.3% 크게 줄었다.
2분기 실적만 따로 봐도 매출액은 7962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신장한 반면 영업이익은 592억원으로 7.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33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4% 내려앉았다. 영업이익률도 하락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8%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9% 줄었다.
증권가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IBK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 등은 롯데칠성음료의 3분기 영업이익이 810억원대 초반으로 컨센서스(877억원)에 다소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음료와 주류 부문 모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8%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시장 눈높이를 충족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수입 원재료 가격이 급등한 여파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롯데칠성음료의 원재료 구매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당분류 및 첨가물 가격은 ㎏당 114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 올랐고, 농축액은 71.4% 급등했다. 국제 설탕 가격이 몇 개월 째 상승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3·4분기 모두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 4월 소주 원료인 주정(에탄올) 값이 평균 9.8% 올랐으나 처음처럼 등 소주 가격은 반년째 동결돼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 자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제품 가격 인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해외 시장 비중 확대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연 매출 약 1조원 규모의 ‘필리핀펩시(PCPPI)’ 경영권을 13년 만에 확보하면서 동남아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향후 필리핀펩시에서 밀키스, 처음처럼, 새로 등 자체 음료 및 소주 브랜드를 현지 생산해 유통할 계획이다.
필리핀펩시의 실적은 올 4분기부터 롯데칠성음료의 연결재무재표에 반영된다. 롯데칠성음료는 올 상반기 기준 한 자릿수였던 해외 매출 비중을 내년에는 수출 실적을 포함해 30% 후반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내년에는 연 매출이 4조원을 돌파, 2001년 연 매출 1조원 달성 이후 23년 만에 4배로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롯데칠성음료는 유럽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 독일 쾰른에서 열린 국제 식품 박람회 ‘아누가’ 행사에 참여해 K-소주에 대한 수요를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처음처럼, 새로, 순하리 등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올해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전개해 브랜드를 알리는 데 치중할 것”이라며 “기존에는 일본과 동남아 쪽 국가들을 진행해 왔다면 현재는 유럽과 미국을 포함해 두루두루 진출 국가를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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