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장서 움츠러든 '현대차'...13년 만에 현지 생산 접을지 주목

 현대자동차가 1년 6개월 간 가동을 멈춘 러시아 현지 공장을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현대차가 러시아 공장 준공 13년 만에 현지 생산을 접는 결정을 내릴지 여부가 주목된다.

러시아 현지 매체 리아 노보스티 등에 따르면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부총리 겸 산업통상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러시아 최대 산업전인 '이노프롬 산업전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대차 러시아 공장을 자국 기업이 인수하기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만투로프 장관은 "현대차 인수와 관련된 모든 결정이 내려졌다"며 "적어도 회사 측이 직접 밝힌 바로는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인수 기업은 국내(러시아)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특정 기업 이름을 말하진 않았다. 이는 러시아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현지 중앙정부 고위 관료가 공장 매각을 직접 언급한 것으로 실제 현지 생산 중단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차는 1990년대 러시아 수출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 2007년 현지 법인을 설립, 본격적으로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그리고 201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준공했고, 이듬해인 2011년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러시아 기후 특성을 고려한 현지 맞춤형 소형차 쏠라리스, 해외시장 모델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크레타, 기아 리오 등이 현대차 러시아 공장에서 생산되며 판매 호조를 보였고, 현대차는 러시아 내수시장에서 판매량 점유율 3위권대 업체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며 호실적을 유지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생산 능력은 2021년 기준 23만4000여대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자동차 부품 수급이 어려워졌고, 그해 3월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생산 중단이 결정되고 영향으로 기존 2537명의 직원 중 2260여명이 유휴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공장 가동 중단과 함께 현지 판매량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유럽비즈니스협회(AEB)에 따르면 현대차의 러시아 시장 판매량은 지난해 2892대였지만 올 8월 판매량은 6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