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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캐디에게도 ESG 매너를

박경아 편집위원 2023-09-21 06:00:00

캐디에 대한 갑질…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야

지난달 31일 2023 김천시민 골프대회가 경북 구성면 포도 CC 골프장에서 3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캐디들이 골프 카트에서 고객들을 서포트하고 있다.[사진=김천시]

[이코노믹데일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제조업을 넘어 서비스업, 즉, 골프장에서도 주목해야 할 개념으로 여겨지고 있다. 골프장에서 날로 ESG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고려하면 그만큼 캐디의 인권에도 좀 더 관심을 기울여 캐디 인권이 개선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제주도의 한 골프장이 대한 캐디 인권 보호와 식당 위생 관리 같은 ESG 요소를 점검하는 컨설팅을 받으며 골프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11월부터 중소·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ESG 대응 진단·컨설팅’ 설명회에는 3개월간 700여곳이 몰려들어 컨설팅을 받았는데 이 골프장은 이번 설명회에서 컨설팅을 받은 곳 중 한 곳이었다.

캐디는 2021년 관련법이 개정되며 특수고용직군에 포함됐고, 고용보험 혜택을 받게 됐다. 즉 캐디도 노동자로서 법적 보호를 받을 길이 열린 것이지만 현실은 여전히 법적 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골프장에선 캐디가 정규 직원이 아니더라도 근로자 인권이나 환경·위생 문제를 등한시 하면 ESG 측면에서 언제든지 경영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

캐디의 인권 문제란 주로 ‘갑질’을 의미한다. 흔히 고객이 갑질을 하거나 혹은 원치 않는 성적 접촉 등을 시도하는 것 뿐만 아니라 회사나 직장 선배의 갑질도 캐디들 사이에서 주된 문제로 꼽히고 있다. 캐디는 근로자로서 신분이 불안정한 탓에 갑질을 당해도 저항하거나 바로잡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캐디 인권 문제를 개개인의 문제로 볼 게 아니라 사회 구조적 문제로 보고 골프계의 ESG 수준 향상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할 때다.

(사)한국골프문화포럼은 지난 6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골프산업, 뉴 트렌드의 진단을 통한 지속가능한 마케팅 전략 모색: 문화·관광 콘텐츠로서의 골프산업’을 주제로 제13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현덕 계명대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지속가능한 골프장 마케팅 제언’을 통해 “현재 일반적인 골프장 캐디는 프로골프 캐디와는 달리 원활한 경기 운영을 이끌어 골프장의 생산성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2022년 기준 전국 4만1250명의 캐디가 활동 중인데 만성적인 캐디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선 우선 업계 공동 책임 인식이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골프장 및 캐디 현황에 대한 올바른 통계 분석과 체계적인 양성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며 “또 캐디가 건전한 직업이란 사회적 위상이 확립돼야 하고, 전문 직종으로서 존중 및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부경 (사)대한캐디협회 협회장도 “현재 캐디는 근로자와 개인사업자의 중간인 특수형태 근로자로 명칭될 뿐 어느 법에도 포함돼 있지 않아 노무적 위치를 정립하기 힘들다”며 “공인된 교육 시스템 구축도 어렵고, 교육센터가 있어도 누가 가르칠지 규정되지 않았다”며 여러가지로 불안정한 캐디들의 사회적 입지에 대해 호소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향후 캐디라는 직업의 발전을 위해 △법적 정립 △정규·전문직화 △교육시스템 고도화 △인증제도를 통한 등급화 등이 제안됐다.

대한상의 ESG 컨설팅을 받았던 제주 골프장 관계자는 “골프장도 캐디 인권 보호, 방문객 안전, 위생 관리, 환경오염 대응 등 ESG 이슈에 민감하다”며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업도 ESG 경영이 필요한 시점에서 상의 제공 ESG 서비스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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