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2030년까지 위성통신 기술력을 세계 최고 수준의 90%까지 끌어올리고 30억 달러 규모의 수출을 달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위성통신 정책 청사진을 마련했다. 이미 지상 통신망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갖춰진 우리에게 당장 위성통신의 쓰임새가 많진 않지만, 유사시 지상 통신망이 파괴될 것을 감안하면 위성통신 관련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번 정부의 ‘삼수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8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위성통신 활성화 전략'을 발표했다.
앞으로 미래 통신서비스는 지상에서 해상, 공중까지 확장되면서 위성통신의 중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저궤도 위성(고도 300~1500㎞)은 정지궤도 위성(고도 3만6000㎞)보다 지연시간이 짧아 빠른 서비스가 가능하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가 안정적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지상통신망의 보완 수단으로 주목 받은 바 있다. 우리나라도 국가 안보 측면에서 중요한 위성통신을 특정 기업이나 해외 자본에 의존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선 향후 2030년 상용화될 6G 시대가 ‘지상통신+저궤도 위성통신’이 결합한 형태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력이 사실상 전무한 대한민국이 당장 시급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하루 빨리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관련 기술력을 축적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서 러시아는 개전 초기 우크라이나 지상통신망을 철저하게 파괴하며 우크라이나 지역을 점령해갔다. 통신이 안 되는 우크라이나군은 각개격파 당할 수밖에 없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우크라이나를 살려준 기업이 있었다. 일런 머스크가 대표로 있는 미국 기업 스페이스X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스페이스X는 자사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우크라이나군에게 제공했고, 우크라이나군은 덕분에 통신이 가능해지며 원활한 전쟁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유사 시 저궤도 위성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미·중 갈등이 심해지고 대만해협을 중심으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서도 군을 중심으로 저궤도 위성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과기정통부는 이번 위성통신 활성화 전략을 발표하며 “독자 저궤도 위성통신망 확보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범국가적 민관군 협의체인 ‘K-LEO통신 얼라이언스’를 2024년부터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위성통신은 크게 보아 정지궤도 위성(상공 3만6000km)과 저궤도 위성(300~1500km)으로 나뉜다. 우리는 이미 정지궤도 위성(KT SAT)을 선박 간 통신 등에 활용하고 있다. 정지궤도는 높이 떠있어서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너무 높이 있는 탓에 통신이 지연된다는 단점이 있다. 실시간 바뀌는 전장에선 쓰임새가 마땅치 않다. 반면 상대적으로 궤도가 낮은 저궤도 위성은 상공과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탓에 LTE(4G) 수준의 통신을 보장할 수 있다.
한편 지난해까지 적자를 내던 스페이스X가 올해 1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5월 전 세계 스타링크 고객이 약 150만명(기업 포함)이라고 밝혔는데, 조너선 호펠러 스타링크 담당 부사장은 '세계 위성 사업 주간' 콘퍼런스에서 스타링크 이용자 수가 150만을 "훨씬 넘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현재까지 4700여개의 스타링크 위성을 궤도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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