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급 실손보험금 2700억원…청구 간편화 必

[이코노믹데일리] 연평균 2760억원에 달하는 실손보험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금 청구 과정을 불편하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을 위해 청구 간소화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건강보험공단과 보험사 통계를 활용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과 2022년 청구되지 않은 실손 보험금은 각각 2559억원, 2512억원으로 파악된다.

이 금액은 보장 대상 본인 부담 의료비에 실손보험 가입자의 의료비 점유율과 실손보험 보장비율, 공제금액 미만 차감 후 비중 등을 곱한 다음 실제 지급된 보험금을 빼는 방식으로 계산됐다.

보험사 실손보험 실적 자료에 따르면 2021년과 2022년 각각 12조4600억원, 12조8900억원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올해는 13조3500억원 가량의 보험금이 지급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에 따라 미지급 보험금은 3211억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3년간 연평균으로 계산 시 약 2760억원의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은 셈이다.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해 서류를 발급받고 제출하는 과정이 번거로워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빠른 청구 전산화 시행 필요성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 6월 실손보험 가입자가 요청할 경우 병원이 중계기관을 거쳐 필요한 자료를 보험사에 전산으로 전송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14년 만에 국회 정무위원회 문턱을 넘었지만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소비자 단체는 청구 절차가 단순해지면 소비자 불편이 줄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의료계는 민간 보험사만 이득을 보는 법이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윤창현 의원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병원·보험사 간 정보공유를 통해 실손보험금 자동지급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다"며 "보험고객의 불편 해소, 연간 3000억원 규모의 잠자는 보험금 지급까지 기대되는 만큼 신속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