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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은행 횡령금 '수백억' 시대…피해복구는 고작 10%대

신병근 기자 2023-08-07 16:00:00

금융권 내 은행 발생률 83%…내부통제 도마위

강민국 "철저한 감독, CEO까지 책임 물어야"

7일 서울 시내 한 경남은행 지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수 억, 수 십억원도 아닌 수 백억원대 횡령 사건이 대형 은행에서 잇따라 발생하면서 고객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지만, 피해 복구는 진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직원 비위로 고객돈에 손을 대는 불법 행위가 수 년째 이어지고 있는데도 환수율은 고작 10%대에 머물고 있다.

특히 금융권 통틀어 횡령 사례가 은행에 집중되면서 내부통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는 지적이 따른다. 이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도 시급한 실정이다.

7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금융사에서 횡령한 임직원 수는 202명, 이들이 횡령한 금액은 1816억590만원으로 집계됐다.

과거에는 천만원대에서 수 억원에 불과했던 횡령금액 역시 최근 들어서는 눈에 띄게 늘었다. 작년 말 우리은행에서 드러난 680억원, 이달 경남은행에서 적발된 560억원대 사례가 대표적이다.

횡령 금액 기준으로 은행에서는 이 기간 동안 1509억여원으로 금융투자업계나 여신금융업계를 압도했다. 문제는 환수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7년간 자행된 금융권 횡령 사건 중 현재까지 환수가 이뤄진 금액은 224억여원에 환수율은 12.4%에 불과했다. 은행만 놓고 보면 환수율이 7%대에 머물러 있다.

단순한 횡령 금액이 늘어나고 환수율이 저조하다는 것 뿐만 아니라 횡령을 저지르는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져 범행은 한 두 차례에 그치지 않고 수 년째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남은행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 한 직원이 15년간 동일한 업무를 맡으면서 대출 '사각지대'를 노린 점도 당행, 당국의 소홀한 관리 상태를 대변하고 있다. 

당국은 이에 관해 임직원의 준법 의식 취약과 더불어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은행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못한다고 겨냥했지만, 당국 무용론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강 의원은 당국의 관리 감독 부실을 꼬집었다.

그는 "지난 1년간 금융당국이 연달아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음에도 오히려 횡령 사고가 더 증가했다는 것은 해당 대책들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권 횡령을 내부통제 문제로만 인식해 셀프 준법 경영 문화 정착에만 역량을 집중할 경우 횡령은 만연할 수밖에 없다"며 "철저한 관리 감독과 최고경영자(CEO)까지 책임을 묻는 강력한 제도 개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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