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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폭염 테마주, 한여름 '신기루'…2차전지發 '소외현상'

박이삭 기자 2023-08-02 16:14:22

냉방 관련 종목 한 달 이상 하락세

2차전지 변동성 탓에 전체 시장 덩달아 무너져

2일 오전 열화상카메라로 촬영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제2합동청사 확장 건설현장 모습. 온도가 높은 부분은 붉게, 낮은 부분은 푸르게 표시된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폭염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하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나 관련 테마주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차전지 종목 위주로 투심이 쏠려 상대적으로 소외된 데다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까닭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6월 17일부터 전날까지 신일전자 주가는 10.6%가량 감소했다. 전체 매출에서 선풍기 비율이 절반이 넘는 대표적 폭염 테마주인데도, 6월 하순 주당 1900원선이 무너진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1600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에어컨·김치냉장고·세탁기를 생산하는 위니아 주가 역시 같은 기간 18.5% 급락했다. 에어컨·서큘레이터(실내 공기를 순환시켜 온도를 낮추는 냉방기기) 파세코 주가의 경우 6월 중순 1만4000원선이 붕괴된 뒤 지난달 하순부터 1만1000원대까지 떨어지며 22.1% 하락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에코프로 그룹주를 비롯한 2차전지주 광풍이 자리 잡고 있다. 2차전지 산업 성장 기대감에 해당 종목들로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다른 업종 주목도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경고 신호가 나왔듯이 2차전지 테마로만 돈이 너무 쏠렸다며 "개인투자자의 최근 20일 평균 거래대금을 종목 순위별로 분류할 경우 상위 10개 중 9개가 2차전지 종목으로 포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2차전지 종목 강세가 부각되면서 (지난 3월 이후 2차전지주)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재발했다고 설명하는 한편,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변동성 확대로 전체 시장이 덩달아 망가지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꼬집었다.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도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일전자의 영업이익은 △2018년 148억원 △2020년 62억원 △2022년 28억원으로, 수년째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위니아는 지난해 736억원 영업적자를 나타내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48%까지 내려갔다. 파세코 역시 이번 분기 2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향후 주가 향방에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계절 테마와 실제 실적 연관성은 높지 않은 것이 자명하다며 이런 테마주에 무비판적으로 접근하는 투자자와 전문가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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