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카드사 부실채권 규모가 1조7000억원을 넘어서면서 건전성에 적신호가 꺼지지 않고 있다. 고금리 여파로 저축은행이 대출 규모를 줄이자 중·저신용자 등 서민들이 카드론에 대거 몰린 '풍선 효과'로 풀이된 가운데, 카드사 대출 규모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형국이다.
2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8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하나‧롯데·우리‧BC)가 보유하고 있는 고정이하여신은 올해 3월 말 기준 1조70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0%(5512억원) 늘었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기관의 대출금 중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으로, 자산 건전성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금융기관의 여신은 자산건전성분류기준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누는데 이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연체 1년 이상)에 해당하는 부분을 고정이하여신이라 한다.
카드사별 분석 결과 신한카드(4500억원)가 가장 많았고 △KB국민카드(3278억원) △롯데카드(2784억원) △삼성카드(2582억원) △우리카드(1440억원) △현대카드(1408억원) △하나카드(925억원) △BC카드(81억원) 순이었다.
올해 2분기 카드·캐피탈 업계의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액은 2조189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8752억원) 대비 약 150% 늘고, 1분기(6386억원) 대비 약 34% 늘어난 것이다.
카드론 잔액도 증가세다. 지난 6월 말 기준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4조8326억원으로 지난 3월 말(34조1130억원)에 이어 계속 오르고 있다.
연체율도 △롯데카드 1.5% △신한카드 1.4% △우리카드 1.4% △국민카드 1.2% △삼성‧하나카드 1.1%를 기록하면서 대체로 1%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 등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대출이 필요한 서민들이 2금융권(카드·캐피탈사)으로 몰리고 있다"며 "이런 영향으로 카드사의 중금리 신용대출과 카드론 잔액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저축은행 중금리대출은 지난해 4분기 이후 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2분기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1조6752억원으로 1분기(1조6685억원)보다는 증가했으나 지난해 2분기(3조3733억원)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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