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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성상영의 뷰파인더] 현대차·LG·포스코 "우리 회사는요~"...CEO PT 열전

성상영 기자 2023-07-15 07:00:00

CEO들, 비전·신제품 발표에 직접 등판

현대차 장재훈 '현대 모터웨이' 선보여

조주완·김학동 "매출 100조" 이구동성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 나와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이코노믹데일리] 일주일에 이틀뿐인 꿀 같은 주말, 직장인들이 재충전하는 시간에도 산업 일선은 분주히 움직인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소식이 쏟아지는 요즘, <뷰파인더>는 바쁜 일상 속에 스쳐 지나간 산업계 뉴스를 꼽아 자세히 들여다 본다. [편집자 주]

일주일 간 전국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일선 현장에서 바삐 움직였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20일 서울에서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연 데 이어 영국에서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을 선보였다. LG전자와 포스코는 각각 12일과 13일 "2030년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 기업의 사령탑인 CEO들은 미래 전략을 대외에 알리기 위해 직접 무대에 섰다. 요즘 CEO는 단순히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역할에만 충실하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허리춤에 무선 마이크를 차고 프리젠테이션(PT)을 한다.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지겹도록 하는 'PT'는 CEO들도 피해가지 못한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전동화 전략인 '현대 모터웨이'를 소개했다. 2030년 전기차를 200만대 판매하고 10년간 연 평균 11조원을 투자해 전동화, 수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로보틱스,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등 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장 사장은 행사 당시 넥타이를 매지 않은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연단에 올라 차분하면서도 강단 있게 PT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장 사장은 "현대차는 전동화와 미래 기술에 대해 어떠한 글로벌 회사보다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다"며 "전동화 톱티어(최상위) 리더십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현대 모터웨이는 수많은 임직원이 축적해 정립한 혁신 DNA가 구체화된 모습"이라며 "새롭고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 원천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영국에서 아이오닉 5 N을 공개할 때에는 차량을 소개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 이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기도 했다. 장 사장은 "아이오닉 5 N을 개발하기까지 엔지니어들이 정말 고생이 많았다"며 "너무 높은 과제가 있었는데 끝까지 해냈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미래 비전과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LG그룹의 연구개발(R&D) 심장인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들 앞에 섰다. 매사에 철두철미한 성격으로 알려진 조 사장은 군더더기 없는 PT를 선보였다.

조 사장은 "LG전자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최고 가전 브랜드에 그치지 않고 사업 모델과 방향의 혁신을 통해 고객의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재무적 목표와 관련해서는 "2030년 트리플 세븐(7)을 달성하고 지난해 65조원 수준(LG이노텍 제외) 매출액 규모를 100조원까지 끌어올려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제대로 인정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조 사장이 언급한 트리플 7은 △연 평균 성장률 7% 이상 △영업이익률 7% 이상 △기업가치(EV, EBITDA 멀티플) 7배 이상을 뜻한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이 지난 13일 경북 포항시 포스코 본사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포스코]

철강 기업인 포스코는 대표이사인 김학동 부회장이 나섰다. 앞선 두 기업처럼 PT를 하지는 않았지만 포스코 작업복을 입고 단상에 올랐다. 철강 기업 특유의 보수적인 문화일 수도 있겠지만 기념사의 정석을 보여줬다.

김 부회장은 "철강산업이 전통적인 굴뚝 산업, 탄소 다(多)배출 산업이라는 한계를 넘어 다양한 첨단 기술의 융합으로 업(業)의 진화를 이끌고 미래 철강산업의 블루오션을 선점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신(新) 철기시대의 퍼스트무버(First Mover·선구자)이자 친환경 미래 소재 대표 기업으로서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이 밝힌 계획은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조강 생산 능력 5200만톤(t)을 구축해 합산 매출 100조원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합산 영업이익을 지난해(약 4조8000억원)의 3배 수준으로 늘려 '글로벌 톱 5 철강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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