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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바다가 아프다"…글로벌NGO와 바다쓰레기 수거에 맞손 한국 기업들

박경아 편집위원 2023-07-13 06:00:00

글로벌NGO 오션클린업과 해양쓰레기 수거 협약 기아, 현대 글로비스

기아 '7년의 약속' …수거에서 자원 선순환체제 구축까지

현대글로비스…자사 선박에 카메라 달아 함께 감시·수거

2011년 설립돼 바다 플라스틱 쓰레기와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비정부기구(NGO) 오션클린업 인터넷 누리집에 실린 폐그물에 걸린 바다거북[사진=오션클린업/프란시스 페레즈 촬영]
[이코노믹데일리] 지난 2019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표지를 장식하며 최연소 타임 표지모델 기록을 세운 스웨덴의 열혈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아는 이들은 꽤 많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바다 환경운동가 보얀 슬랫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2000년생 툰베리와 1994년생 슬랫은 둘 다 10대 때 환경운동가 활동을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툰베리가 다소 과격하다는 평을 받으며 미래의 지구를 살아갈 세대로서 절박한 목소리를 내는 반면 슬랫은 자신이 고안한 해수 흐름을 이용한 쓰레기 수거법을 활용해  전 세계 해양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거하는 비영리단체 최고경영자(CEO)가 됐다는 점이다.

대학에서 항공우주학을 전공하던 슬랫은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던 중 바다 속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더 많은 것에 충격을 받아 학교를 그만두고 2011년 비영리단체 ‘오션클린업(The Ocean Cleanup)’을 설립했다. 과학도답게 바다 해류의 특성을 눈여겨 보고는 해류 특성을 이용하면 바다쓰레기가 저절로 모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발견해 쓰레기 수거에 나선 지 13년째, 네덜란드 정부와 태평양 쓰레기 섬'(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 처리를 함께 할 정도로 성장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하와이 사이 자리한 GPGP 질량은 약 8만t으로 추정된다. 이는 점보 제트기 500대와 맞먹는 무게. 게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그 크기와 무게가 늘고 있다. 오션클린업은 바다쓰레기 90% 절감을 목표 삼아 GPGP처럼 바다에서 떠다니는 플라스틱 청소 시스템 뿐만 아니라 강을 통해 유입되는 플라스틱을 억제하기 위해 강물이 바다에 닿기 전 플라스틱을 추출하는 인터셉터 솔루션(Interceptor Solutions)을 개발해 생태계 보호에 힘쓰고 있다.

최근 바다 플라스틱이 바다 생명의 생존을 위협하고 미세플라스틱이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위험성이 알려지며 오션클린업은 스위스 취리히대학 같은 연구 협력기관 약 30곳과 학술적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으며 물적 지원을 하는 협력 파트너로는 코카콜라, 통합 컨테이너 물류 회사 마에르스크, 금융서비스 회사 맥쿼리, 재정관리 전문 딜로이트 등 굵직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 손잡은 한국 기업이 기아와 현대 글로비스다.
 
◆7년의 약속...정화사업 지원을 넘어 재활용 선순환체계 구축까지

오션클린업과 먼저 손을 잡은 것은 기아다. 양 측은 지난해 4월 28일 기아 본사에서 오션클린업 CEO 슬랫이 참여한 가운데 조인식을 갖고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기아는 이번 협업을 통해 7년간 오션클린업의 해양·강 쓰레기 정화사업을 후원하고 오션클린업의 인터셉터 바지선 제작 시 기아가 제공한 현물(철강)을 활용하며 총 4대의 친환경 전기차(EV6 1대, Niro EV 3대)와 운영비 지원, 수거된 플라스틱을 기아 완성차 생산에 재활용하는 것 등을 약속하고 이행 중이다.
 
기아는 향후 2030년까지 완성차의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률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 이외에도 차량 폐기 시 기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재활용 선순환체계(Virtuous Recycling Loop)’를 구축하고 활성화해 폐배터리, 플라스틱 등 재활용률을 높이는 등 ESG(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경영을 펼치고 있다.

기아의 자동차 내부는 이미 재생 가능한 자원을 활용해 대체 가죽 등 10가지 지속 가능한 재료를 토대로 꾸미고 있다. 브랜드 전용 전기차 EV9의 경우 bio-PU(바이오 폴리우레탄)로 만든 대체 가죽과 재활용 플라스틱을 인테리어 부품으로 사용하고 있다. 패브릭과 담요는 재활용 PET와 재활용 어망으로 만들었다.
 
 
바다로 흘러 들어온 온갖 플라스틱쓰레기들을 오션클린업이 수거하고 있다. 바다에 그대로 방치할 경우 바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해양 오염을 초래한다. [사진=오션클린업 누리집]
◆ 바다쓰레기 수거에 직접 참여하는 현대글로비스

종합물류기업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5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오션클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해양 쓰레기 정보 수집과 수거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먼저 대양을 항해하는 선박에 카메라를 부착해 바다 위에 떠다니는 플라스틱의 위치와 규모 등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오션클린업 측과 공유해 바다 쓰레기 수거에 일조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선박은 전 세계 대륙간 해상운송을 하기 때문에 각 대양을 떠다니는 플라스틱의 정보를 수집하기 용이하다.
 
현대글로비스는 또 오션클린업이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수거하기 위해 개발한 장비 인터셉터 오리지널 이동을 돕기로 했다. 또 올해부터 3년간 매년 일정 금액을 오션클린업에 후원할 예정이다.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왼쪽)와 보얀 슬랫 오션클린업 최고경영자(CEO)가 파트너십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글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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