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재재단은 12~13일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열린 제37회 국제조정회의(ICC-Angkor) 전문가 활동보고(Technical Team Activity Reports)에서 한국팀의 ‘캄보디아 앙코르유적 프레아피투 사원과 코끼리테라스 보존 및 복원 사업’에 대한 현황 보고를 진행해 참여자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13일 밝혔다.
국제조정회의(ICC-Angkor)는 앙코르 역사 유적의 보호와 발전을 위해 매년 2회 개최되는 국제조정회의다.
한국문화재재단은 한국국제협력단과 함께 지난 2019년부터 ‘캄보디아 앙코르유적 프레아피투 사원과 코끼리테라스 보존 및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문화재재단이 대표기관으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한양대학교, 대연건축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는 본 사업은 문화유산 공적개발원조(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의 일환으로 추진 중이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기초조사 및 과학적 분석과 해체조사를 진행했으며,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복원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재단은 현재까지 진행된 과정에서 △3D 스캐너를 이용한 정밀 기록 △첨단 지표투과레이더 기법을 이용한 고고물리탐사 조사 △한국이 개발한 석재유물 전용 접착제를 이용한 석재 보존처리 등 한국의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 사업 등에서 축적된 여러 기술들을 활용하고 있다.
국제조정회의(ICC-Angkor)에 앞서 지난 7일 특별전문가 그룹(Ad Hoc Experts Group)은 한국팀의 현장을 방문했다. 이들은 “한국팀이 제안한 복원 방식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호평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12일 진행된 37회 기술회의에서 한국문화재재단 이민지 연구원과 허지혜 연구원이 한국이 그간 진행해 온 기초조사 결과를 근거로 토층 강도 실험, 뒷채움 재료의 배합비 선정을 위한 실험 결과, 해체조사 성과와 향후 복원 계획 등을 발표했다.
이번 코끼리테라스 복원 작업에는 익산 미륵사지 석탑의 복원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은 문화재청 소속 국립문화재연구원에서 약 20년의 보수정비 과정을 거쳐 지난 2019년 성공적으로 완료된 사업이다. 다양한 분야의 협업과 지반·지하수·구조·재료·보존과학 등 다각적인 조사 연구와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적이고 기술집약적인 보수정비를 추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문화재재단이 추진 중인 앙코르유적 보존복원 사업에는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에 사용되었던 △정밀 디지털 기록 △석재 보존처리 △지반지하수 조사 △지내력 시험 등이 사용되고 있다. 당시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에 직접 참여했던 연구원 일부가 재단의 직원으로 캄보디아 현장에 파견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재단은 한국의 첨단기술 이외에도 캄보디아의 전통적인 지반축조기술을 재현하는 연구를 병행·추진해, 기술의 융합을 통한 효과적인 복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캄보디아의 바이욘 사원(Bayon Temple)에는 고대 앙코르유적 건축에서 흙을 복토하는 방법이 묘사된 조각이 남아있는데, 재단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기술을 접목해 전통적인 복토방법에서의 최적의 지반 다짐도와 함수율 등을 규명해 냈다. 결과는 코끼리테라스 복원 과정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다.
한편 한국문화재재단은 지난 4월부터 캄보디아를 찾는 대한민국 국민을 대상으로 코끼리테라스 및 쫌 사원 보수·복원 현장에서 설명회를 운영하고 있다. 복원 정비 현장의 모습과 그간의 연구 성과 등 한국의 기술력으로 복원 중인 문화유산의 생생한 현장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캄보디아 여행을 계획 중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며, 자세한 내용은 한국문화재재단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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