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조병규(59)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수행할 1호 과제는 '영업', 그중에서도 기업 부문이 지목됐다. 기업영업 기획통인 조 내정자가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으로부터 받은 특명도 "기업금융 명가(名家)의 부활"이다.
차기 은행장 취임 한 달여를 앞둔 1일 현재 그룹 최고경영자(CEO)이자 이사회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위원장 자격의 임 회장은 은행장 인수위원회를 직접 챙기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기업 영업 주춤…조 내정자 '실력 발휘' 기대
조 내정자가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최종 후보자에 선정된 결정적 배경도 기업영업 부문을 주특기로 가진 점이 꼽힌다. 자추위는 앞서 지난달 26일 조 후보를 내정하면서 "기업영업에 탁월한 경험과 비전을 갖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은행장 자리를 놓고 막판 대결을 펼친 이석태(60)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부행장 겸직)보다 조 내정자의 우위 요소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실제 조 내정자는 본점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과 대기업심사부 부장(심사역)을 거쳐 2018년 12월 임원으로 분류되는 준법감시인 상무로 승진했다.
그러나 이사회 판단은 이런 예견을 뒤엎었다. CEO 인사이동에 따른 위험 부담보다 최대 계열사 우리은행의 정비가 급선무라는 의견을 모은 결과였다. 우리은행은 다른 주요 금융그룹(KB·신한·하나·NH농협) 대비 그룹 내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올해 1분기만 봐도 각 은행이 해당 그룹 전체 순이익의 60%대를 기록한 것과 달리 우리은행의 경우 그룹 전체 당기순익 중 94%를 나타냈다. 우리은행장 자리가 그룹 공식 서열 2위로 임 회장과 호흡 맞출 위상이라는 점도 이 같은 수치가 방증한다.
또 수십조 원에 달하는 대기업 부문 영업은 은행은 물론 전사적 그룹 실적을 견인하는 주요 항목으로 나뉜다. 우리은행은 전통적으로 대기업 영업 분야 최상위 클래스로 평가된다. 가장 최근 집계한 올해 1분기에서도 우리은행은 해당 부문에서 경쟁 은행들을 따돌리고 1위(40조5000억원)를 유지했다.
문제는 대기업 영업, 즉 대출 영역에서 우리은행 증가폭(5%)이 다소 주춤한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 대기업 대출 실적은 31조2000억원(전년 동기 대비 24% 신장) △신한은행 25조5000억원(37%) △하나은행 22조2000억원(53%) 등 큰 폭으로 상승한 것과 대조된다.
사정이 이렇자 향후 조 내정자의 '실력' 발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룹 내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기업영업 부문에서 조 내정자가 어떤 승부수를 띄울지 초점이 맞춰진다.
올해 농협금융에 역전당한 4대 금융 타이틀도 조 내정자가 임 회장과 힘을 합쳐 탈환해야 할 목표에 해당한다. 우리금융은 3월 말 기준 9113억원 순익을 올렸고, 농협금융과는 360억원가량 격차를 보였다. 조 내정자는 오는 7월 3일 예정된 우리은행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면 2025년까지 임기를 보낸다.
◆임종룡표 탕평책 호평…계열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요원
이번 인선을 둘러싼 업계 또 다른 관심은 우리금융 태생적 한계이자 고질병인 계파 갈등 해결 여부에 모아졌다. 우리은행 전신인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으로 쪼개진 고위 임원 간 대립각에 관한 과제다. 임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자추위원장으로서 '상업 대 한일'이란 내부 갈등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공표했다.
업계 최초로 경영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외부 전문가 종합역량평가, 다면 평판조회, 업무보고 평가 등 이른바 오디션 방식을 도입한 것부터 남달랐다.
60여 일간 진행한 평가 끝에 차기 은행장 후보군은 강신국(60)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겸 부행장, 박완식(60) 우리카드 대표, 이 부문장, 조 대표 등 4명이 이름을 올렸고 한일은행 출신 강 부문장·박 대표, 상업은행 출신 이 부문장·조 대표 등 2대2 양상을 그렸다.
손태승 직전 우리금융 회장과 사퇴를 앞둔 이원덕 현 우리은행장 모두 한일은행 출신인 점을 볼 때, 이번 은행장 출신 순서는 상업은행에 기울 것이라는 전망은 맞아떨어졌다. 그럼에도 4명 후보를 출신별 2대2 균등하게 배분한 것 자체가 임 회장 리더십이 톡톡히 기여한 결과라는 호평이 주를 이룬다.
조 내정자가 입행 1년 선배인 이 부문장을 결승전에서 이긴 점도 임 회장표 탕평책에 기인했다는 분석이 따른다. 연공서열이 깨졌다는 것으로, 자추위 역시 "우리은행은 그간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문화가 있었다"며 "최종 후보자는 새로운 조직문화를 끌어낼 수 있는 능력과 리더십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요 금융그룹에 비해 증권, 보험계열이 부재한 우리금융 포트폴리오 재편 과제는 임 회장과 조 내정자가 함께 풀어야 할 난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앞으로 조직 쇄신보다는 안정화에 방점을 찍을 것 같다"며 "전임 회장도 해결하지 못한 증권사 인수·합병은 적당한 매물이 없는 시점에서 요원해 보이나 관록이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단계를 밟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차기 은행장 취임 한 달여를 앞둔 1일 현재 그룹 최고경영자(CEO)이자 이사회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위원장 자격의 임 회장은 은행장 인수위원회를 직접 챙기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기업 영업 주춤…조 내정자 '실력 발휘' 기대
조 내정자가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최종 후보자에 선정된 결정적 배경도 기업영업 부문을 주특기로 가진 점이 꼽힌다. 자추위는 앞서 지난달 26일 조 후보를 내정하면서 "기업영업에 탁월한 경험과 비전을 갖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은행장 자리를 놓고 막판 대결을 펼친 이석태(60)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부행장 겸직)보다 조 내정자의 우위 요소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실제 조 내정자는 본점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과 대기업심사부 부장(심사역)을 거쳐 2018년 12월 임원으로 분류되는 준법감시인 상무로 승진했다.
특히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2020년 12월)과 기업그룹 집행부행장(2022년 2월)을 역임하며 최고 수준의 기업 상대 영업력을 인정받았다. 현 직함은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로, 당초 올해 3월 취임한 것을 고려해 또다시 은행장으로 이동하는 계열사 CEO 인사 리스크에 묶여 영전 가능성은 희박했던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었다.
그러나 이사회 판단은 이런 예견을 뒤엎었다. CEO 인사이동에 따른 위험 부담보다 최대 계열사 우리은행의 정비가 급선무라는 의견을 모은 결과였다. 우리은행은 다른 주요 금융그룹(KB·신한·하나·NH농협) 대비 그룹 내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올해 1분기만 봐도 각 은행이 해당 그룹 전체 순이익의 60%대를 기록한 것과 달리 우리은행의 경우 그룹 전체 당기순익 중 94%를 나타냈다. 우리은행장 자리가 그룹 공식 서열 2위로 임 회장과 호흡 맞출 위상이라는 점도 이 같은 수치가 방증한다.
또 수십조 원에 달하는 대기업 부문 영업은 은행은 물론 전사적 그룹 실적을 견인하는 주요 항목으로 나뉜다. 우리은행은 전통적으로 대기업 영업 분야 최상위 클래스로 평가된다. 가장 최근 집계한 올해 1분기에서도 우리은행은 해당 부문에서 경쟁 은행들을 따돌리고 1위(40조5000억원)를 유지했다.
문제는 대기업 영업, 즉 대출 영역에서 우리은행 증가폭(5%)이 다소 주춤한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 대기업 대출 실적은 31조2000억원(전년 동기 대비 24% 신장) △신한은행 25조5000억원(37%) △하나은행 22조2000억원(53%) 등 큰 폭으로 상승한 것과 대조된다.
사정이 이렇자 향후 조 내정자의 '실력' 발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룹 내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기업영업 부문에서 조 내정자가 어떤 승부수를 띄울지 초점이 맞춰진다.
올해 농협금융에 역전당한 4대 금융 타이틀도 조 내정자가 임 회장과 힘을 합쳐 탈환해야 할 목표에 해당한다. 우리금융은 3월 말 기준 9113억원 순익을 올렸고, 농협금융과는 360억원가량 격차를 보였다. 조 내정자는 오는 7월 3일 예정된 우리은행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면 2025년까지 임기를 보낸다.
◆임종룡표 탕평책 호평…계열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요원
이번 인선을 둘러싼 업계 또 다른 관심은 우리금융 태생적 한계이자 고질병인 계파 갈등 해결 여부에 모아졌다. 우리은행 전신인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으로 쪼개진 고위 임원 간 대립각에 관한 과제다. 임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자추위원장으로서 '상업 대 한일'이란 내부 갈등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공표했다.
업계 최초로 경영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외부 전문가 종합역량평가, 다면 평판조회, 업무보고 평가 등 이른바 오디션 방식을 도입한 것부터 남달랐다.
60여 일간 진행한 평가 끝에 차기 은행장 후보군은 강신국(60)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겸 부행장, 박완식(60) 우리카드 대표, 이 부문장, 조 대표 등 4명이 이름을 올렸고 한일은행 출신 강 부문장·박 대표, 상업은행 출신 이 부문장·조 대표 등 2대2 양상을 그렸다.
손태승 직전 우리금융 회장과 사퇴를 앞둔 이원덕 현 우리은행장 모두 한일은행 출신인 점을 볼 때, 이번 은행장 출신 순서는 상업은행에 기울 것이라는 전망은 맞아떨어졌다. 그럼에도 4명 후보를 출신별 2대2 균등하게 배분한 것 자체가 임 회장 리더십이 톡톡히 기여한 결과라는 호평이 주를 이룬다.
조 내정자가 입행 1년 선배인 이 부문장을 결승전에서 이긴 점도 임 회장표 탕평책에 기인했다는 분석이 따른다. 연공서열이 깨졌다는 것으로, 자추위 역시 "우리은행은 그간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문화가 있었다"며 "최종 후보자는 새로운 조직문화를 끌어낼 수 있는 능력과 리더십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요 금융그룹에 비해 증권, 보험계열이 부재한 우리금융 포트폴리오 재편 과제는 임 회장과 조 내정자가 함께 풀어야 할 난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앞으로 조직 쇄신보다는 안정화에 방점을 찍을 것 같다"며 "전임 회장도 해결하지 못한 증권사 인수·합병은 적당한 매물이 없는 시점에서 요원해 보이나 관록이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단계를 밟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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