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BGF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 5조750억원을 기록하며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공시집단)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재계 서열 82위로 공시집단 끝자락에 걸친 BGF는 앞으로 공정거래법상 주요 공시 의무와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 등을 적용받게 된다.
BGF가 1994년 설립 이래 처음으로 대기업 반열에 오른 것은 홍석조 회장이 30년 넘게 운영해온 편의점 사업 덕택이었다. BGF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인인 고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이 설립한 보광그룹이 모태다. BGF는 '보광훼미리(Bo Gwang Family)'에서 연유한 이름으로 잘 알려졌는데 회사 측은 '비 굿 프렌드(Be Good Friend)'의 약자라고 소개한다.
편의점 사업을 맡은 보광그룹의 CVS사업부는 일본 훼미리마트 본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후 1994년 '보광훼미리마트'로 분사했다. 홍 회장은 2011년 훼미리마트와 제휴를 종료하고 상호명 변경이라는 큰 결단을 내렸다. 이듬해인 2012년에 22년간 사용해오던 훼미리마트 상호를 독자 브랜드인 CU로, 사명은 보광훼미리마트에서 BGF리테일로 변경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독자 브랜드 전환을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훼미리마트가 1호점을 개점한 후부터 점포수 7300여개, 연 매출 3조원대를 기록하며 독보적인 브랜드 파워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걱정이 무색하게 홍 회장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주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2017년 편의점 업계 최초로 해외 진출을 시도하며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영토 확장에도 속도를 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인플레이션 등 영향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보여줬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조6158억원, 영업이익 2524억원을 냈다. 이는 각각 전년(2021년) 대비 12.3%, 26.6% 증가한 수치다. CU는 작년 말 기준으로 전국 점포 수 1만6789개로 업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홍 회장은 자동차 부품, 친환경, 폐플라스틱 등 신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경영 보폭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홍 회장의 차남이자 오너 3세인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사장은 그룹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반도체 특수가스 업체인 케이엔더블유(KNW)를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장남인 홍정국 사장은 BGF그룹 지주사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