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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다단계 주식조작단 "적반하장"…라덕연vs김익래 '네 탓' 가열

박이삭 기자 2023-05-04 00:00:00

라 대표, 인터뷰 자처 '피해자성' 잇달아 강조

라 대표 손해배상 발언, 키움증권 맞고소 맞불

지난 2일 키움증권이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를 상대로 한 명예훼손 고소장을 서울경찰청에 제출했다. 사진은 지난달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이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업계 사장단 간담회를 마치고 나오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다단계 주식조작 세력 핵심으로 꼽히는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가 자신도 피해자임을 강조하며 전방위 여론전에 뛰어들었다. 라 대표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서로를 이번 폭락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한 가운데 키움증권 역시 소송전으로 맞섰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과 키움증권 측은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라 대표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경찰청에 제출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김 회장의 다우데이타 지분 대량 매도는 적법하게 진행됐고 관련 공시도 문제 없이 이행했다"며 라 대표가 그룹 총수에 대해 근거 없는 모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측은 해당 주가를 하락시키고자 키움증권이 인위적 반대매매를 했다는 라 대표 주장에 대해서도 "실시간 자동실행되는 차액결제거래(CFD·Contract for Difference) 반대매매의 구조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회사 명예를 훼손하고 신용을 심각하게 실추시켰다고 부연했다.

라 대표는 8개 종목 폭락 사태 관련, 김 회장이 그 배후에 있다고 주장하며 김 회장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공표했다. 주식 상속세를 줄이기 위한 김 회장의 시세 조종 때문에 전 재산을 잃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김 회장은 폭락 사태 2거래일 전인 지난달 20일 다우데이타 140만주를 시간외매매로 주당 4만3245원에 매도해 605억원을 현금화했다.

라 대표는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도 공범으로 지목한 상황이다.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역시 지난달 17일 시간외매매 방식을 활용해 보유 주식 10만주를 주당 45만6950원에 처분해 456억원을 확보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라 대표와 김익래 회장 간 유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라 대표의 영업책 가운데 한 명이 키움증권 출신이라는 점을 눈여겨 보는 중이다. 그가 회사에 근무할 때 김 회장 식구들과 입사 동기이거나 직장 선후배였다는 점에서다.

이런 가운데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하려던 키움증권 계획이 어그러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주요 증권사 오너의 불공정거래 연루 의혹이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으는 한편, 오너 리스크 해소 전까지 초대형 IB 등극은 험난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키움증권은 이번 사태 이후 개인 투자자 이탈 움직임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리테일 점유율 1위를 점유해온 만큼 해당 수수료 부문에서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에서다.

합동수사팀을 구성한 검찰·금융당국은 8개 폭락 종목의 최대주주가 사전에 시세조종을 인지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주가 폭락 직전 일부 종목에서 공매도가 급격히 늘어난 정황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8개 종목 중 '선광' 공매도 물량의 경우, 평소 10주 미만에서 폭락 직전 4만주 이상 쏟아져 투자자 의구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지위고하나 재산 유무 또는 사회적 위치 고려 없이 신속하고 엄정하게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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