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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中, 경기 부양 본격화에 철강주 "우상향"…중학개미 속속 컴백

박이삭 수습기자 2023-04-27 05:00:00

KRX철강지수, 한 달 새 10% 상승

경제성장률 호조에 인프라·주택 경기 반등세

중학개미 순매수세, 베트남 매수액 6배

중국 경기 부양책이 국내 철강주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26일 오후 중국 베이징 다싱국제공항에서 시민들이 걸어가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중국이 경기 부양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국내 철강 관련주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중국 관련 종목에 쏠리는 개인투자자인 '중학개미' 복귀 행렬이 잇따르는 모습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KRX 철강지수는 1856.49에 마감됐다. 지난달 27일 1697.0포인트와 비교하면 한 달 새 10% 가까이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러한 상승세는 중국의 경제 성장 회복세에 힘입은 결과다.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이 집계한 올해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5%로, 시장전망치인 3.8%을 상회했다.

1분기 중국 산업생산은 지난해 동기 대비 3.0% 증가한 가운데 3월 산업생산의 경우 3.9%로 1분기 전체 증가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온중구진(溫中求進·안정 속에서 전진) 기조 가운데 방역 상황이 조속히 안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생산·수요 등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며 중국 경제가 양호하게 운영됐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감이 철강주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철강 수요는 전 세계 과반수에 달하고 그 중 대부분이 경기 진작을 대표하는 건설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서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은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인프라 투자에 12조2000억 위안(약 2326조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이 액수는 중국 내 31개 성·시·자치구 중에서 올해 예산 계획을 공개한 21곳 자료를 종합해 추산한 투자액이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열린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경기 부양 기대감에 철강주가 주목받았지만 기대에 못 미쳐 한동안 약세를 보였다면서도 "중국 인프라 투자 규모가 기존 예상 수준으로 알려지자 철강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해석했다.

중국 주택 경기가 반등세를 보이는 점도 철강 관련주에 긍정적 시그널이다. 부동산 호황에 따라 건설 산업이 활성화하면 철강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에서다.

지난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70대 도시 신규주택가격지수는 전월에 비해 0.4% 올랐다. 앞서 2월 지수(0.3%)가 18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데 이어 두 달 연속 소폭 랠리를 유지 중이다. 부동산 거래와 직결되는 가계 중장기 대출의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올해 1분기 중국 가계 대출 규모는 1조7000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증가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부동산 관련 지표들이 바닥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 구매 심리가 최악 구간을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지방 정부들이 부동산 구매 제한 조치를 추가 해제함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 중국 철강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부연했다.

중국이 철강 생산을 줄이고 있는 추세 역시 국내 철강주에 호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재작년과 작년에 이어 올해도 철강 생산량을 감축하는 방향을 잡았다.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고 철강 제품의 과잉 공급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이후 중국 경제가 호조세를 보이는 만큼 철강주 랠리를 긍정적으로 점친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철강주의 경우) 중국 인프라 기대감에 따라 가격 모멘텀을 추가로 얻을 가능성이 높은 업종이라고 전했다. 중국 건설 경기 호황이 국내 철강 수출로 이어지면 외국인 매수 규모가 커진다는 분석에서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회복 속도가 금년 2분기에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며 철강 관련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경제 성장 상승세에 발맞춰 철강 가격이 덩달아 오를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이 중국 주식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이 경제 성장률로 가시화했다는 판단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투자자의 상하이·선전 증시 순매수액은 2758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베트남 주식 순매수액의 6배에 달하며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은 투자액이다.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 중국 종목은 주류 제조사이자 중국 증시 시가총액 1위인 구이저우마오타이(709만 달러)였다.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전 세계적 명주로 꼽히는 마오타이주를 생산한다.

지난주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올해 1분기 추정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205억2000만 위안(3조9552억원)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순이익 200억 위안을 돌파하면서 업계 선두이자 시총 1위를 무난히 사수할 것으로 예측된다.

2위는 중국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 비야디(504만 달러)다. BYD는 세계 최대 내수시장인 자국 무대를 발판 삼아 작년 중국에서만 185만대 차량을 팔아 점유율 1위에 등극했다.

최근 BYD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규제를 피하고자 칠레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칠레에서 채굴한 리튬으로 양극재를 만들어 전기차 보조금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3위는 중국 최대 면세점 업체인 중국중면(444만 달러)으로 대표적인 리오프닝 관련주로 꼽힌 까닭에 중학개미 매수세가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황성면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규 면세점 정상화 △해외여행 회복 △일반상품 판매 호조 등을 해당 주가 호재로 지목하며 1분기 실적 확인 후 중장기 관점에서 주가에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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