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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개미들, 코스닥 좇아 우르르…공매도 먹잇감 될라 '경보음'

박이삭 기자 2023-04-13 00:00:00

올해 들어 코스닥지수 30%가량 폭등

2차전지·반도체株 쏠리자 공매도 덩달아 급증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에코프로 주가가 올해 640% 이상 올랐다. 사진은 지난달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에코프로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가 진행되는 모습 [사진=에코프로]

[이코노믹데일리] 소액주주를 일컫는 개미들의 2차전지주행(行) 코스닥 쏠림 속도가 급상승 중이다. 에코프로로 대표되는 핵심 종목에 투심이 집중하면서 올해 코스닥지수는 30%가량 치솟고 있다. 주가 하락을 노리는 공매도 세력도 덩달아 늘어 '희생 개미'가 속출할 수 있다는 주의보가 내려졌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679.29포인트로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11일 종가 기준 898.94포인트에 마감되며 연초 대비 32.3% 증가했다. 이는 애플·테슬라 등 굵직한 성장주로 구성된 미 나스닥지수 상승률의 2배에 이른다.

2차전지 종목별로 살펴보면 에코프로 등락률(647%)이 가장 컸고 이어 지엔원에너지(401%), 자이글(352%), 강원에너지(325%) 순이었다.

반도체와 제약·바이오 관련주에서도 이상 과열 현상이 보이고 있다. 트랜지스터와 유사 반도체 소자를 만드는 알에프세미는 같은 기간 567% 폭등했다. 이 밖에 반도체 부품 제조기업 HLB이노베이션과 의료기기 전문기업 셀바스헬스케어는 각각 277·268% 증가했다.

코스닥시장 급등세는 순전히 개미 투심에 힘입은 결과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코스닥 개장 이후 이달 11일까지 4조752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투자자는 3조1024억원, 외국인은 6110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이 주가 상승에 배팅하면 기관·외국인은 그와 반대로 움직여 이득을 본 셈이다.

이 같은 추이는 기관·외국인이 주로 하는 공매도 집계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1월 835억원이었으나 4월 3649억원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이달 중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23회 중 22회가 코스닥시장에서 이뤄졌는데 업종별로는 반도체 10회, 제약·바이오 5회, 2차전지 4회 등이었다.

이와 관련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3일 금융시장이 불안정할 경우 공매도 재개 검토를 안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연내 공매도 금지 조치 해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한 지 5일 만에 심각성을 인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 기대감에 따라 2차전지 관련주가 줄줄이 상승했다면서도 짧은 기간 급등세가 지나치다고 지적한다. 다수의 관련 기업들이 자본력과 성장력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분야의 경우 막대한 자금이 투여될 수밖에 없는 자본력 싸움이라면서 이에 대한 시장의 검증 절차가 빈약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실제 제품이 나오기까지 수년이 걸리기에 오랜 기간 버틸 만한 펀더멘털을 지녔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역시 여전히 불황 한복판에 있다는 점이 뚜렷한 악재로 꼽힌다. 최근 삼성전자의 반도체 인위적 감산 결정이 관련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으나 증권가가 보는 삼성전자 실적 반등 시기는 금년 3분기가 대체적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희망적으로 바라보는 '1분기 반도체 업황 바닥론'이 섣부른 판단일 수 있는 이유다.

제약·바이오의 경우 관련 신사업을 공표하고 이를 실행한 사례가 의외로 적어 투자자의 면밀한 관찰이 요구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간 바이오주가 저평가를 받아오긴 했으나 신약 개발·실적 반등 등 확실한 시그널이 확인되기 전까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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