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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교촌 창업주 권원강 회장 '컴백'…빼앗긴 1위 되찾을까

김아령 기자 2023-03-21 18:42:45

지난해 12월 권원강 창업주 경영 복귀 후 사업 확대 속도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사진=교촌에프앤비]


[이코노믹데일리] ‘해현갱장(解弦更張)’.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창립 32주년을 맞아 내세운 새로운 경영 슬로건이다.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풀어 다시 팽팽하게 맨다’라는 뜻으로 권 회장이 복귀와 함께 교촌의 새로운 시작을 선포했다. 그동안 치킨업계 1위 자리를 지켰던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실적 하락세를 겪으며 bhc치킨에 왕좌를 내줬다. 3년만에 다시 경영권을 잡은 권 회장이 주력 치킨 사업을 넘어 새 먹거리 발굴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제2의 도약’에 나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의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410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89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는 적자전환됐다. 이 기간 매출은 1289억원, 영업손실은 3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이유로는 프로모션 비용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부자재 가격 상승, 판매관리비 증가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반면 bhc치킨은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 5075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기준 업계 1위로 올라섰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bhc치킨 매출은 교촌치킨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지만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증권가는 교촌에프앤비의 적자가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사 추정 올해 1분기 예상실적(연결기준)은 매출액 1344억원, 영업이익 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3.3% 감소할 것”이라며 “연중 스포츠 행사 등으로 하반기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고 했다.
 
어려운 상황 속 지난해 12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권 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권 회장은 지난 2019년 친인척의 직원들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책임을 지고 회장 및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3년 9개월 만에 복귀한 만큼 대대적인 혁신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권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현재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묘수는 결국 상생경영, 정도경영. 책임 경영에 있다”며 “이 가치들 위에 세워질 새로운 비전과 성장 동력으로 교촌을 인재들이 오고 싶어 하는 글로벌 식품 라이프스타일 100년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비전 달성을 위해 G(Global, 글로벌), S(Sauce, 소스), E(Eco, 친환경), P(Platform, 플랫폼) 등 4가지 핵심 키워드도 제시했다.
 
교촌치킨은 현재 미국,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6개국에 약 67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캐나다에 새롭게 진출해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특히 동양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한류 영향으로 K-푸드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캐나다 서부 지역에 향후 5년간 30개 매장을 개설한다는 목표다.
 
권 회장이 최근 주력하고 있는 사업 중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주류 사업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2021년 120억원을 들여 LF 주류 유통 자회사 인덜지로부터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을 인수하고 주류제조 면허를 취득했다. 업계에 따르면 매장 판매 기준 수제맥주 마진율은 60% 수준이다. 교촌은 전국에 1300개 넘는 매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맥주 사업이 자리만 잘 잡으면 수익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촌에프앤비는 특허청에 ‘문베어’, ‘문베어 모스카토 스위트 에일’, ‘문베어 소빈 블랑 아이피에이’ 등 약 10개의 상표권을 출원한 상태다.
 
권 회장은 막걸리를 비롯한 전통주 시장에도 진출했다. 교촌은 지난해 9월 프리미엄 장류와 탁주 제조 회사인 ‘발효공방1991’을 설립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경북 영양군에 양조장을 개소했다. 이 양조장은 1926년 설립돼 1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교촌은 이 양조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전통주 사업을 본격화한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가 위기인 가운데 권원강 의장은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소비 트렌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신제품 출시하고 고객 수요 확보 및 이익 개선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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