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고물가에 가성비가 우수한 대형마트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중간 유통단계를 줄여 가격은 낮추되 품질은 기존 유명 브랜드에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 높은 품질로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는 자체 브랜드 개발 및 PB 상품 다양화를 이어가며 매출 증대와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기존 운영하던 PB를 하나로 뭉친 새로운 통합 PB(자체 브랜드) ‘오늘좋은’을 론칭했다.
오늘좋은은 식품·일상용품 카테고리의 ‘초이스엘’, 디저트·스낵 ‘스윗허그’, 건강기능식품 ‘해빗’, 가성비를 대표하는 ‘온리프라이스’를 모두 통합한 브랜드다. 헬시플레저·제로·믹솔로지 등 최신 트렌드 상품을 포함한 100여종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의 PB 상품 개편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21년 기존 19개 PB상품을 절반으로 줄였고, 지난해 10월에는 가정 간편식 PB ‘요리하다’를 전면 개편했다. 향후 롯데마트는 그로서리에 한해 오늘좋은과 HMR(가정간편식) 브랜드 ‘요리하다’ 2가지만 운영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롯데마트의 PB 전문 MD와 롯데 중앙연구소가 1년 간 국내외 트렌드, 채널별 판매 데이터, 소비자 만족도 조사 등을 철저하게 분석해 상품을 기획했다”며 “PB 라인업을 꾸준히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의 PB 상품 인기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 롯데마트의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PB 상품 매출액은 전년 동기간과 비교해 약 10% 증가했다. 또 10월부터 12월까지는 약 20% 상승하는 등 점차 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 역시 PB 상품 강화에 힘쓰고 있다. 홈플러스는 라면, 생수 등 식료품 외에도 프라이팬, 물티슈 등 생필품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PB 상품을 판매 중이다.
최근 선보인 PB 짜장라면 ‘이춘삼(이것이 리얼 춘장 39.6%의 첫 글자를 딴 이름)’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 봉지당 가격은 500원으로 라면업계 1위인 신라면 홈플러스 판매량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출시된 이춘삼 라면은 지난 2월 27일까지 약 56만봉이 팔렸다. 출시 9일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됐으며, 두 달새 매출액은 11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신라면·짜파게티·안성탕면에 이은 4위 규모다.
앞서 홈플러스는 즉석조리 PB 상품인 ‘당당치킨’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당당치킨은 지난해 6월 30일 출시한 이후 6000원대의 높은 가성비로 약 7개월간 누적 200만 마리를 판매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자체 브랜드 ‘노브랜드’와 ‘피코크’를 운영 중이며 시장에서 압도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노브랜드는 지난 2015년 출시 후 지난해 기준 취급 품목이 1500개를 넘어서고, 2013년 론칭한 피코크도 790여개의 간편식 상품을 필두로 지난해 매출은 42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고물가 시대 속 PB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롯데멤버스가 실시한 ‘PB 상품 구매경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2.7%는 PB상품 구매 이유(중복응답 가능)로 "기존 제품 대비 가격이 저렴해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가격 대비 품질이 좋아서"(47.6%), "할인행사 및 이벤트를 많이 해서"(39.6%) 등 의견도 나왔다. 또 전체 응답자의 64.6%가 PB상품이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도움이 된다 57.8%, 매우 도움이 된다 6.8%)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고물가 시대 저렴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PB 상품이 가격 경쟁력만 내세운다는 평가는 옛말”이라며 “시장 트렌드는 물론이고 자사의 브랜드 정체성까지 반영한 획기적인 PB 상품이 다양한 채널에서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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