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유통업계가 오는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 모시기에 한창이다. 이번 선임에 눈길을 끄는 부분은 관료 출신과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자산 2조원 이상인 상장사들은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예정된 정기 주총에서는 다양한 인사들이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특히 사정기관 및 법조계 출신 인사의 등용이 눈길을 끈다.
신세계는 오는 3월 23일 정기 주총에서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국 국장, 상임위원 출신인 곽세붕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또한 강경원 전 감사원 제1사무차장과 김한년 전 부산지방 국세청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현대백화점도 공정위 출신 사외이사를 영입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3월 28일 주총에서 채규하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그는 공정위 기획조정관 및 시장감시국 국장, 상임위원 등을 역임한 인사다.
패션기업 LF는 3월 28일 이억원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지난 1월 27일 제338회 위원회를 열고 이 전 차관의 취업을 ‘가능’으로 결정했다.
이 전 차관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 기재부 경제정책국장과 경제구조개혁국장, 세계무역기구(WTO) 국내규제작업반 의장,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등을 거친 정통 경제 관료다.
LF 관계자는 “공직자윤리위 심사를 마친 상태로 LF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의 추천심사와 승인 절차 등이 내부적으로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올해 여성이사를 새롭게 선정한 기업은 오리온홀딩스, 삼양사,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이다. 오리온홀딩스는 3월 23일 주총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안전국 영양정책관, 식품영양안전국장 등을 역임한 박혜경 연세대 생활과학대학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삼양그룹 화학, 식품 계열사 삼양사도 같은날 양옥경 사회복지법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양 후보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현대중공업그룹 1% 나눔재단 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자산 규모가 2조원을 넘지 않지만 자발적으로 여성이사를 선정한 곳도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월 22일 추호정 국민통합위원회 대·중소기업 상생특별위원회 위원을 사외이사에 신규 선임한다. 추 후보는 지난 2010년부터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의류학 교수, 지난해부터는 한국유통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법률에 대한 높은 이해와 전문성 등으로 인해 사정기관, 법조계의 인사의 사외이사 선호가 높은 편”이라며 “앞으로도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고려한 발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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