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노동조합이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최고 실적을 내자 특별격려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를 제조하는 2개 회사 실적을 두고 나머지 계열사까지 나서며 몫을 떼 달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1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현대케피코 △현대로템 등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 산하 현대차그룹 11개 계열사 노조는 사측에 특별격려금을 요구하며 오는 16일 공동 투쟁을 예고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가 한 목소리로 특별격려금을 요구한 까닭은 현대차·기아가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해서다. 현대차와 기아를 합쳐 2021년 매출은 187조4730억원, 영업이익은 11조7446억원이었다. 지난해에는 합산 매출 229조865억원, 영업이익 17조529억원을 거뒀다.
각 계열사 노조는 현대차·기아가 최고 실적을 낸 데에는 전 그룹사 차원 노력이 있었다며 완성차 노조와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3월 전 직원에 1인당 400만원에 이르는 특별격려금 지급하자 현대모비스 노조가 같은 대우를 요구했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4월 특별격려금을 내놨다.
다른 계열사 노조도 비슷한 수준으로 보상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가운데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146일 간 파업을 벌여 결국 직원 1인당 1310만원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그룹 11개 계열사 노조는 특별격려금을 주지 않는다면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본사를 비롯한 주요 거점에서 공동 결의대회를 진행하겠다며 사측을 압박했다.
여기에는 현대차·기아 노조가 선봉을 선 모습이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사측에 지난해 호실적에 따른 특별성과급 지급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내부 소식지를 통해 "회사가 지난해 돈을 참 많이 벌었다"며 "국내 주요 대기업이 속속 성과급 지급을 발표하면서 조합원이 허탈해 하고 있어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그룹 핵심 계열사 실적이 좋은 것은 맞지만 이를 이유로 전체 계열사에 동일한 수준으로 격려금을 지급하기란 무리라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계열사별 실적 규모와 기여도 등을 산출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노조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최대 배당·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을 비판하는데 이는 경영권에 관여하는 행위로 월권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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