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제2의 중국’이라 불리는 베트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일찌감치 베트남의 문을 두드려온 롯데마트가 인지도와 점포 수 등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신세계가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현지 파트너사인 타코(THACO)그룹과 오는 2026년까지 베트남 내 이마트 매장을 20곳으로 늘리고 매출 1억달러(약 1430억원)를 달성해 업계 선두를 차지한다는 포부를 제시했다.
베트남 재계 4위인 타코그룹은 지난 2021년 5월 이마트 베트남 지분을 100% 인수하고 이마트에 브랜드 로열티 등을 지급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타코그룹이 대형마트 등 유통사업을 확대할수록 이마트 입장에서는 로열티 등 수익이 증가하는 구조다.
이마트는 베트남 진출 7년여 만에 공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2015년 호치민에 베트남 1호점 이마트 고밥점을 오픈했지만, 인허가 등의 문제로 매장 추가 조성에 문제를 겪으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타코그룹과 손을 잡은 뒤부터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마트는 호찌민 살라 투 티엠 지역내 ‘소픽타워’ 쇼핑몰 지하 1층에 1210평 규모의 베트남 2호점을 선보였다. K-푸드 인기를 반영해 떡볶이, 김밥, 피자부터 베이커리 등 델리 상품도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 노브랜드 상품 650여개도 입점됐다.
이 같은 현지 전략에 2호점은 오픈 주 주말까지 총 1만3000명이 방문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마트 베트남 법인의 지난해 매출도 직전년도 대비 40% 늘었다.
타코그룹은 연내 이마트 3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으며, 현지 분위기 호조에 맞춰 PB상품 뿐 아니라 한국형 제품군을 추가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는 국내 유통기업 중 베트남 사업에 제일 적극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지난해 4월 직접 베트남 출장을 떠나 현지 롯데마트 점포 중 10곳을 둘러보는 등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2008년 12월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베트남에 1호점 ‘남사이공점’을 오픈하며 아세안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2010년 7월 베트남 2호점인 ‘푸토점’을 열며 사업 확장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베트남 15번째 매장인 빈점을 열었으며, 15년 만에 총 15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9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8.6% 증가한 325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는 올 상반기 ‘롯데몰 하노이’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남부 호찌민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사업도 진행 중이다. 모두 1조원 이상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롯데마트가 향후 어떤 수혜를 입을지 주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40대 이하의 인구가 70%가 넘는 젊은 국가로 중산층의 비율이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곳 중 하나”라며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고성장을 이어가 많은 기업들이 공략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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