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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반도체·금융주 外인 폭풍 매수…지속성 전망은 '반신반의'

박이삭 인턴기자 2023-01-10 16:27:52

메모리 반도체 감산·주주환원 확대 기대감↑

다올투證 "반도체 감산 안할 가능성 고려해야"

삼성전자가 최근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공정으로 16Gb DDR5 D램을 개발, 최근 AMD와 호환성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자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16Gb DDR5 D램 [사진=연합뉴스]

새해 들어 메모리 반도체 감산과 주주환원정책 확대 기대감이 퍼지면서 반도체·은행주를 겨냥한 외국인투자자 매수가 잇따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런 현상을 놓고 일시적인 호재에 불과하다는 전망 속에 신중한 투자 태도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내놨다.

10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영업일 기준 지난 2일 이후 현재까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조6982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가 1조6577억원어치 순매도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가 매수세를 주도함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신년 6거래일 사이 5.09% 올랐다.

전반적인 외국인투자자 매수세는 환율 하락에 따른 원화 강세에 기인한다. 전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5.1원 내린 1243.5원에 거래를 끝냈다. 1240원대에서 환율이 마감한 건 작년 6월 3일 마감(종가 1242.7원) 이후 7개월 만인데, 환차익을 노려 한국 주식을 사려는 외국인 투자자의 전략이 우리나라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초점을 둔 종목은 반도체와 대형 은행주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올해 증시 개장 이후 외국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삼성전자(6851억원)가 꼽혔다. 이어 SK하이닉스(1251억원), KB금융(990억원), 네이버(981억원), 하나금융지주(870억원), 신한지주(839억원) 순이었다. 

반도체주에 외국인투자금이 유입한 주 배경으로는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감산 가능성이 거론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 가격이 줄줄이 하락한 가운데 업계 세계 1위인 삼성전자마저도 공급 속도를 조절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이유에서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우려했던 지점들은 지난해 증시에 거의 반영됐다고 본다"며 "반도체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거라 점치는 전망이 적은 상황에서 감산 속도 조절 기대가 맞물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주의 경우,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으로 드러났다는 평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앞서 "은행·금융지주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과 가격 결정에 금융권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한다"며 당국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처럼 금융업 성숙기에 접어든 은행들의 의지에 당국 책임자의 뒷받침이 이어져 은행주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승세가 언제라도 탈바꿈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김 연구원은 이달 31일 예정된 삼성전자 확정실적 공시에서 메모리 반도체 감산 발표가 없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삼성전자가 감산 조치에 들어가지 않을 경우 수급 개선 속도는 여전히 지지부진할 텐데 시장에서 이를 납득해 가며 매수에 나설지 의문"이라고 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 측에서는 (자본비율 12% 초과분 주주 환원을)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밝히지 않았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며 "아직 경기가 안 풀린 시점에서 당장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펼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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