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이롱환자 및 경상 환자의 과잉 진료로 인한 자동차보험금 지급이 급증하면서 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도 지속해서 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전용식 보험연구원은 '과잉 진료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최대 4.6% 높이는 것으로 (자동차 1대당) 보험료를 3만1200원 높인다'고 분석했다.
과잉진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당국의 조율을 거쳐 자동차보험 표준 약관이 변경됐다. 상급 병실 예외 규정 축소, 경상 환자의 4주 이상 장기 치료 시 진단서 제출 의무화, 경상 환자의 치료비 과실 책임 등이 핵심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등 손보사들은 올해부터 일부 약관이 변경된 자동차보험을 시행한다.
약관에 따르면 먼저 교통사고 환자가 상급병실을 이용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을 전체 의료기관에서 병원급이상 의료기관으로 축소했다.
최근 소규모 의원급에서 '10개 병상 이하 병원은 상급 병실 설치 개수 제한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모든 병실을 상급 병실로 설치해 고액의 병실료를 보험사에 청구하는 사례가 늘면서 의료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1~3인실을 의미하는 상급 병실은 하루 입원료가 40만원으로 3~4만원 수준인 일반병실보다 10배 비싸다. 그 결과 상급 병실 입원료 지급 규모는 2016년 15억원에서 2020년 110억원으로 증가하더니 지난해는 한 해 사이 3배가량 증가한 343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약관 개정으로 보험사가 일반 병실이 없어 부득이한 경우에도 소규모 의원 상급 병실 입원료 지급 의무가 사라진다.
경상 환자(12~14급)의 불필요한 장기 입원도 보험금 누수의 주범이었다. 기존에는 환자 측에서 별도 입증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보험금을 무제한으로 청구할 수 있었다. 특히 과잉진료 의심 환자 중 장기 통원(14일 이상) 환자의 비중이 32.1%를 기록해 일반 환자의 장기 통원 비율보다 7배 가까이 많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번 개정 약관에 경상 환자의 진단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이제부터 경상 환자가 4주 이상 치료를 받을 때는 의료 기관에서 발급한 진단서를 제출해야 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진단서부터는 의료법과 형법 등 관련 법령의 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에 과도한 장기 통원 사례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험금 지급의 형평성을 고려해 과실 책임주의 원칙을 도입했다. 원래 대인배상1 금액 한도를 초과한 경상 환자의 치료비도 본인 과실에 상관없이 상대방의 대인배상2에서 부담했다. 그러자 사고 책임이 큰 사람도 같은 보험금을 타가는 기현상이 생겼다.
예를 들어 본인 과실 80%, 상대방 과실 20% 척추 염좌(12급) 교통사고가 발생해 200만원의 치료비가 나오면 상대방의 대인배상1,2에서 모든 보험금을 부담했다.
하지만 과실 책임주의 원칙을 도입하면 대인배상1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에서는 본인 과실만큼 본인 보험사에서 보험금을 부담한다. 가령 대인배상1 지급 한도가 120만원이라면 80만원의 80%에 해당하는 64만원을 본인 보험에서 내야 한다.
한편, 과실책임주의 도입으로 본인 과실 부분은 자기신체손해 보상 혹은 자동차 상해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보험사기 신고 포상금도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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