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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ESG 이니셔티브 강화하는 의류 기업들, 왜?

문은주 기자 2022-12-20 05:00:00

의류 생산시 물 사용·탄소배출 급증...문제점 대두

'폐기물 감축·순환경제 참여' 소비자·투자자 압박

H&M·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 친환경 공정 도입

[이코노믹데일리] 글로벌 의류 기업들이 앞다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니셔티브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다양한 의류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했던 다량의 물 사용과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서다.

미국 글로벌 인증 민간단체인 텍스타일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전 세계 섬유 생산량은 지난 2000년 5800만 톤에서 2020년 1억 900만 톤으로 지난 20년 동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30년에는 1억 4600만 톤으로 약 34% 더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환경 오염이 수반된다는 점이다. 세계은행(WB) 등의 통계에 따르면 의류 산업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은 연간 약 12억 톤에 달한다. 항공·해상 운송 산업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양으로, 전 세계 연간 탄소 배출량의 10%를 차지한다. 2030년까지 의류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금보다 50% 이상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물 사용량도 방대하다. 면 티셔츠 한 장을 만드는 데 필요한 물만 2700리터에 달한다는 것이다. 한 사람이 2년 6개월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이다. 이런 식으로 패션·섬유 산업은 매년 평균 약 215조 리터의 물을 소비한다는 지적이다. 1000만명이 소비할 수 있는 양이다. 

폐기물도 문제다. 의류 생산에 투입하는 섬유량 중 87%가 소각되거나 매립된다는 것이다. 의류 산업의 지속 가능성 관련 비영리 단체인 글로벌 패션 어젠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5년에만 글로벌 의류·섬유 산업에서 약 1억 톤의 폐기물을 배출했다고 밝혔다. 또 전 세계 폐수의 약 20%는 직물 염색 및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다. 화학 물질과 세정제, 마이크로 섬유 등 바다로 방출되는 양도 상당하다.

이런 문제들이 대두되면서 섬유·의류 기업에 대한 압박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 차원의 제재 강도나 소비자들의 비난 수위가 낮지 않아서다. 투자자들도 비재무적인 요소를 중요한 평가 요소로 들여다보고 있다. 의식적이고 효과적인 ESG 정책이 많은 패션 브랜드의 우선 순위가 되고 있는 이유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제정한 '기후 행동을 위한 패션 산업 헌장'에서는 2030년을 기점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여나가다 늦어도 2050년까지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H&M, 아디다스, 버버리 등 주요 글로벌 의류 브랜드들이 사과 껍질이나 어피, 천연염료 등을 사용해 환경 친화적인 제조·염색 공정을 도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아디다스는 비영리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100%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신발을 생산한 것은 물론 사회적 책임(CSR) 이니셔티브를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화하고 있다. 또 다른 스포츠 브랜드 푸마도 베트남 공장에서 일어난 임금 차별 문제를 바로 잡는 등 근로자를 주요 이해 관계자로 보고 보편적 평등을 추진하면서 CSR을 강화하고 있다.

데이터 측정 등 첨단 기술 활용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속 가능성을 위한 활동을 추적·진행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폐기물을 줄이고 순환 경제에 참여해야 한다는 소비자와 기업의 의식이 높아지면서 중고 거래도 늘고 있다"라며 "디지털 추적 기술을 활용하면 공급망 관리와 고객 상호 작용을 넘어 지속 가능성, 순환성, 경쟁력 등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류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니셔티브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명동 거리 패션 매장에 진열된 점퍼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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