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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한화, 형제 간 '경영권 분점' 윤곽 드러난 '승계 플랜'

성상영 기자 2022-12-08 00:00:00

김동관·김동선·김동원 서로 다른 역할

승계 염두에 둔 계열사 새판 짜기 가속

계열 분리는 필연적? 한화그룹 앞날은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사진=한화그룹]


[이코노믹데일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내기 시작하며 승계 시계도 빨라졌다. 부친인 김승연 회장이 내년이면 칠순을 넘기는 데다 역대 최장기 총수로 기록된 터라 승계 작업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최근 들어 한화그룹 승계 플랜의 윤곽은 한층 선명해졌다. 김동관 부회장을 포함한 삼형제가 경영권을 분점하는 그림이다.

맏형인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 8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한화·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3개 계열사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겸직했다. 1983년생인 그는 2009년 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뒤 2010년 한화그룹에 차장으로 입사했다. 2020년 한화솔루션 사장을 거쳐 12년 만에 초고속으로 부회장에 올랐다.

둘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은 보험과 증권 등 금융 계열사를 가져갈 전망이다. 김 부사장은 1985년생으로 2014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금융 계열사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었다. 한화그룹은 지분 구조를 개편해 비금융과 금융을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에 대해 김 부사장의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유통·레저 사업은 막내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 몫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김동선 전무는 1989년생으로 지난 10월 전무로 승진하며 한화에너지에서 현재 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와 함께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 전략본부장을 겸직하고 있다. 김 전무는 승마선수 출신으로 레저 사업과 연결고리를 가졌다.

한화그룹은 현재도 분사와 합병을 반복하며 새판을 짜는 중이다. ㈜한화는 지난달 말 방산부문(㈜한화방산)을 떼어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넘기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지주회사 성격에 한 발 가까워진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디펜스·한화시스템·한화정밀기계 등 방산과 우주항공 관련 자회사를 거느린다.

한화솔루션은 큐셀(태양광), 케미칼(화학·소재), 갤러리아(유통)을 합친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여기서 갤러리아부문을 인적분할해 내년 3월 신규 상장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김동선 전무가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가져가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한화솔루션은 첨단소재 부문도 분사해 태양광에 집중하게 된다.

앞서 다른 기업 사례를 보면 대다수는 경영권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계열 분리가 이뤄졌다. 삼성은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에서 2세 경영 체제로 넘어가며 CJ와 신세계가 독립했다. 현대그룹은 2000년대 초 이른바 '왕자의 난'을 겪으며 현대차·현대중공업·현대해상·현대산업개발 등 여러 그룹으로 쪼개졌다. 맥락은 다르지만 LG와 GS 사례도 있다. 한국 기업사(史)에 비춰 보면 한화그룹 계열 분리도 전혀 가능성 없는 얘기는 아니다.

한화 역시 상황이 다르다. 한국 기업집단의 계열 분리는 오너 2세 간 경영권 다툼이 대부분 원인이다. 김승연 회장은 40년 넘게 총수로 있으면서 오랜 기간 승계 문제를 고민한 것으로 보이는데 삼형제 간 관계가 나쁜 편도 아니다.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한화그룹이 3개로 나뉘더라도 각자가 서로 다른 역할을 맡으며 자연스럽게 분리가 이뤄지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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