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올해 공동으로 임금 및 단체 협상에 나선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동조합이 사측에 "전향적인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내달 공동 파업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최근 진행한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 올해 임단협과 관련 사측이 요구를 듣지 않는다며 다음달 6일 4시간 공동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창사 이래 조선 3사가 동시 파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는 올해 교섭 효율화를 목적으로 공동 교섭을 최초로 추진했다. 노조 측이 요구하는 것은 △임금 14만2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노동이사제 조합 추천권 도입 △치과 보철 치료비 연 100만원 지원 △부모 육아휴직 시 6개월간 평균 임금 20% 지원 △개인연금 통상임금 3% 지원 △중·고생 자녀에 대한 교육보조금 분기별 40만원 지원 등이다. 사측이 추산한 요구안 수용 비용은 연간 2500억원이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는 지난 10월 14일부터 임단협 교섭을 중단하고 쟁의행위 준비 절차에 돌입한 바 있다. 현재 3사 중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울산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이고,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18일 다시 조정을 신청해 최종 조정중지 결정을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과거 조선업 불황으로 삭감된 임금과 장시간 근무 등을 바로잡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측이 임금구조 개선은 없이 외국인 근로자 채용 등 방법만 추진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 3분기(7~9월) 국내 조선 3사인 현대중공업그룹·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세 업체의 직원 수는 지난해 말보다 오히려 줄었다. 과거 2010년대 중반 불황으로 진행한 구조조정 이후 떠난 인력들이 돌아오지 않아 인력난이 장기화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수주 훈풍으로 업계 내 기대감이 커져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노조 파업이 벌어지는 경우 생산 중단 등으로 연쇄적인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2건의 사망사고가 나 작업중지 명령을 받았고, 이와 함께 노조 부분파업이 맞물리는 등 고초를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민노총 다른 지부 등에서도 파업을 진행하며 동투(冬鬪)에 나서 조선업계도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3년치 일감은 충분히 확보해 생산 및 인도만 하면 되는 사측 입장에선 대규모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원자재 등 다른 요소보다 리스크가 커 노조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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