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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철강업계, 실적 쇼크에 지갑 닫았다...차입금 갚고 지출 줄여

김종형 기자 2022-11-21 15:20:22

하반기 수요 위축 및 각종 이슈로 실적 쇼크, 각 사들 지출 크게 줄여

에너지 단가 상승 및 제품 가격 하락 등 4분기에도 가시밭길 전망

국내 한 제철소에서 근로자가 작업 중이다.[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3분기(7~9월) 혹독한 기간을 보낸 국내 철강업체들이 올해 남은 기간 비용 지출을 최대한 줄이며 경기 침체를 대비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국내 조강 생산 물량은 총 5046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하락과 수요 위축으로 철강 제품에 대한 수요도 함께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수요 위축뿐 아니라 생산 비용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 기준 연료비 등 전기 요금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이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올해 1~9월까지 톤당 평균 132만5600원으로 지난해 대비 2배 넘게 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러시아산 LNG 수입이 막히면서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어서다. 당장 지난 10월 1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과 관련한 연료비 조정단가가 kWh당 최대 11.7원까지 늘어났고, 업계에서는 연간 2000억원 이상의 전기료를 추가로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3분기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포스코홀딩스는 3분기 매출 21조1550억원, 영업이익 92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1%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같은 기간 매출 6조352억원, 영업이익 37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 증가, 54.6% 감소한 실적을 냈다. 동국제강은 매출 2조352억원, 영업이익 14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50.2% 감소했다.

당장 4분기에도 영업이익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다. 철강사들이 에너지 비용 상승분을 주요 제품(자동차 강판, 조선용 후판) 가격 상승으로 상쇄하겠다는 전략을 폈지만 수요 위축으로 가격 상승 효과가 불투명해서다. 아울러 제품 가격뿐 아니라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도 하락하는 시점에 가격 상승이 가능할지 여부도 알 수 없다. 지난 7월부터 시작한 조선용 후판 가격협상은 인하 폭을 두고 줄다리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각 업체들은 최대한 비용 지출을 줄이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7월부터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하고 현금성 자산을 3분기 기준 7조49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늘렸다. 신사업 투자는 지속하고 있지만 보유 현금 내에서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도 지난해 6000억원에 이어 차입금을 지속적으로 줄인다. 현대제철은 연말까지 추가로 200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하고 중국 법인과 브라질 제철소 등 실적이 부진한 곳을 매각하고 있다. 동국제강도 2019년 2조2476억원이던 차입금을 올해 1조6084억원까지 줄여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오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글로벌 불확실성이 해결되지 않고 수요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품 가격 인상이나 수요 회복이 요원할 것으로 보여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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