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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애니메이션 뒤에 숨은 탄탄한 게임성

김종형 기자 2022-11-05 09:30:00

총기 반동으로 엉덩이 흔들리는 일러스트 디테일로 '엉덩이 갓겜' 불려...4일 정식 출시

2022년에 걸맞는 건슈팅 장르...무기·캐릭터·스킬 개성 뛰어나고 스토리 볼륨 커

이용자 조작 숙련도 요구하는 플레이 방식...공략하는 재미 뛰어나

플레이 중 반강제되는 '뽑기' 20번 하려면 12만원 소요...타 게임 대비 비싸 아쉬워

MMORPG 위주 국내 게임시장에서 이용자 반응 귀추 주목

지난 4일 국내 정식 출시된 미소녀 슈팅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 [사진=레벨 인피니트]


[이코노믹데일리]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 소위 남심 '갓겜'으로 알려져 주목받아온 '승리의 여신: 니케'가 4일 국내 출시됐다. 수려한 일러스트와 함께 팬심을 자극할만한 다양한 요소로 무장한 미소녀 건슈팅 액션게임 니케를 출시 당일부터 짧은 시간이나마 플레이해봤다.

니케는 '데스티니 차일드'를 개발한 시프트업의 차기작으로 약 3년 전 공개돼 오랜 기간 개발이 진행된 게임이다. 시프트업은 일러스트 작가인 김형태 대표가 만든 국내 회사이지만 서비스는 중국 텐센트 산하 레벨 인피니트가 한다.
 

지난 4일 국내 정식 출시된 미소녀 슈팅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 왼쪽은 적의 공격을 피해 엄폐하는 모습, 오른쪽은 사격을 위해 저격총을 조준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김종형 기자]


니케는 출시 전 오랜 기간 서브컬처(애니메이션 기반) 게임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아온 게임이다. 시프트업은 일러스트 작가 출신 대표가 있는만큼 게임 내 작화와 그래픽 요소 등에 최고급을 추구해왔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스타 2021 등 몇몇 행사에서 공개된 인게임 장면이 주목받기도 했다. 

일러스트와 그래픽뿐 아니라 게임성과 시나리오 등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 모바일 게임으로서는 비교적 신선한 장르인 건슈팅으로 과거 오락실 컨트롤러에서나 보던 게임방식을 채택했다. 뿐만 아니라 2022년 모바일 게임에 걸맞게 주 이야기를 다루는 스테이지, 방치형 콘텐츠, 수집 콘텐츠 등 편의성과 볼륨을 갖추기도 했다.
 

왼쪽은 게임 초반부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는 모습, 오른쪽은 게임 초반부 튜토리얼을 거치는 모습. 엄폐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종형 기자]


게임을 설치하고 눈에 띄는 것은 일러스트다. 일반적인 수집형 게임의 경우 캐릭터 등급이 높으면 일러스트 작화 정도도 수준이 높다. 반면 니케의 경우 등급이 낮거나 무료로 얻을 수 있는 캐릭터도 디자인과 외관, 특성과 이야기 등이 잘 짜여 몰입하기 좋았다. 캐릭터를 누르면 움직이며 상호작용하는 요소도 전작 데스티니 차일드에 이어 잘 구현됐다. 이와 함께 '기계생물 랩처의 공격을 받아 패배한 인류가 전투 안드로이드 니케를 보내 지구를 수복하는 이야기'라는 스토리 라인 역시 게임 내에 폭넓게 잘 담긴 것으로 보였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는 니케 출시 전 각종 행사에서 캐릭터들의 게임 내 묘사, 특히 '엉덩이'와 관련한 언급을 내놓은 바 있다. 사내 공모전에서 니케가 우승한 뒤 김 대표가 일부 의도해 게임 내에도 구현됐다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흔들림은 베타 테스트를 수차례 걸친 뒤 반동이 강한 총기를 가진 캐릭터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선정성 등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변화가 영향을 줬기 때문인지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니케에 15세 이용가 등급을 지정했다.
 

니케의 각 캐릭터는 사용하는 총기와 스킬이 달라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사진=김종형 기자]


플레이 역시 건슈팅 장르에 걸맞았다. 초창기 스테이지의 경우 조준이나 추천 공략 방법을 무시한 채 단순히 공격만 반복해도 됐지만, 단계가 올라갈수록 이용자의 세세한 조종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캐릭터별로 무기는 △연사소총 △저격총 △유탄류 △산탄류 등으로 다양하고 특징이 뚜렷하다. 이와 함께 캐릭터가 갖춘 기술, 아이템까지 고려해 여러 가지 요소를 잘 맞춰 캐릭터를 조합하고 공략하는 플레이가 필요했다.

이와 함께 스테이지 안에서도 이른바 '피지컬'을 요구하는 상황이 자주 나왔다. 이용자는 엄폐와 조준·장전 등 기본 시스템을 계속 신경쓰면서 임의로 등장하는 적을 어떻게 처치할지 고민해야한다. 단순히 빨리, 많이, 강하게 총을 쏘는 캐릭터 하나로 모든 공략을 해치울 수는 없었다. 조준이 정확한 자동전투 모드를 지원하긴 하지만 빠르게 처치해야하는 적을 우선적으로 지정할 수는 없어 이용자의 직접 플레이가 요구된다.
 

니케를 플레이할 때 반강제되는 캐릭터 뽑기는 10회당 유료 재화 3000개가 소모된다. 우측은 유료 재화를 현금 구매할 수 있는 페이지 모습 [사진=김종형 기자]


쌓이는 재화와 함께 캐릭터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좋은 플레이 요소 중 하나였다. 슈팅게임이긴 하지만 수집형 요소도 주 콘텐츠인 이상 끊임없이 캐릭터를 뽑아야하는데 가격은 타 게임 대비 높은 편이다. 캐릭터를 10번 뽑을 수 있는 소위 '10연차'를 하려면 게임 내 유료재화(쥬얼) 3000개가 필요한데, 이를 현금으로 충당하려면 캐릭터 20번 뽑기에 12만원이 들어간다.
 

니케 초반부를 플레이한 뒤 얻을 수 있었던 SSR(최상위 등급) 캐릭터 2종 모습 [사진=김종형 기자]


니케는 정식 출시된 지 하루가 지난 신작으로 아직 게임성과 여러 부분을 평가하기는 이르다. 다만 게임 내 여러 요소에서 서브컬처 팬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부분들이 돋보였다. 지난 10월 12일 사전예약 약 한 달 만에 사전예약자 300만명을 돌파한 점, 출시 전후부터 이미 복수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 강하게 언급됐던 점 등은 이용자들의 기대가 크다는 반증일 것이다.
 

지난 4일 국내 정식 출시된 미소녀 슈팅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사진=레벨 인피니트]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는 서브컬처 게임들의 강세가 돋보인다. 기존에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와 같은 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이 주력이었다면, 호요버스의 '원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등 게임들도 매출·인기 순위 상위권에 오르는 등 시장에 변화를 주는 모습이다. MMORPG가 성장과 이용자간 경쟁으로 과금 욕구를 '자극'했다면, 서브컬처 게임들의 경우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게임에 대한 몰입 등으로 '자연스러운' 과금을 유도한다. 애정 기반의 이같은 과금에서 이용자들이 개발 및 운영사에 거는 기대는 더 크다. 애정으로 돈을 쓸, 혹은 쓴 이용자들이 지켜볼 니케가 게임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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