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구글이 모바일 게임을 PC로 즐기는 이용자들을 위해 윈도우에서 정식으로 지원하는 앱플레이어를 내놨다. 지난 8월 말부터 모든 이용자가 설치할 수 있는 '구글 플레이게임즈'다.
모바일 게임을 PC로 구동하는 것은 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이 주류인 국내 게임시장에서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자동 기능을 지원하며 상대경쟁을 주로 하는 MMORPG 특성상 항상 게임을 구동해야하는 경우가 많고, 스마트폰의 경우 발열과 배터리 소모, 다른 앱 사용 등으로 접속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앱 플레이어는 스마트폰 앱을 PC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일종의 가상 스마트폰 환경을 만들어 앱을 구동한다. 더 넓은 화면을 갖추고 마우스와 키보드로 더 세밀하게 게임을 조작할 수 있기도 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는 구글 플레이게임즈는 업계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구글은 올 초부터 신청하는 이용자에 한해 테스트를 진행해오다가, 지난달 말부터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꿨다. 이제 별도 신청 및 승인절차 없이 PC 사양만 충족되면 구글 플레이게임즈를 이용해볼 수 있다.
◆ PC 최소 요구사항만 만족하면 설치 및 이용 가능…설정 장애물도
지난달 말부터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에 구글 플레이게임즈를 설치해 몇몇 모바일 게임을 즐겨봤다. 구글 플레이게임즈 홈페이지에 접속해 간단한 PC 성능 검사를 거치면 바로 설치가 가능하다.
초기 실행과정에서 다소 장애물도 있었다. 구글 플레이게임즈는 윈도우10에서 지원하는 '하이퍼-V'라는 가상머신 기술을 활용해 게임을 구동한다. 기존 앱 플레이어는 윈도우 운영체제 위에 또 다른 가상머신을 실행한 뒤 그 곳에서 앱을 실행하는 방식을 썼다.
반면 구글 플레이게임즈는 윈도우 자체에서 지원하는 가상머신 기술을 활용해 실행에 PC 자원을 덜 쓰고 속도도 빠르다. 다만 하이퍼-V를 지원하는 PC더라도 기능이 켜져있지 않은 경우가 잦다. 윈도우 설정에 들어가 하이퍼-V를 활성화해야 호환 요구사항에 맞아 실행이 가능해진다.
구글 플레이게임즈를 실행하면 먼저 사용하는 구글 아이디로 로그인을 해야 한다. 플레이게임즈 내 대부분 앱들은 계정 로그인만 하면 게임 진행도가 저장되는 클라우드를 지원한다. 로그인을 마치면 좌측에 '홈', '라이브러리', '모든 게임' 등 탭들을 확인할 수 있다. 각 게임들은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설치가 완료되고, 설치된 게임은 라이브러리에 추가된다.
◆ 기존 앱 플레이어와 달리 모바일 게임 구동 매끄러워…지원 게임 40종 불과한 것은 아쉬운 점
게임을 실행해보면 기존 앱플레이어와 달리 버벅임이 없이 매끄럽게 구동된다. 현재 구글 플레이게임즈가 지원하는 앱은 총 40여종으로 많지 않은 편이다. 국산 게임은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킹덤,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와 컴투스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등이 있다.
플레이 방식은 스마트폰에서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하던 것을 마우스 클릭으로 대체할 수 있다. 몇몇 게임들은 키보드를 활용한 조작도 가능했다. 국산 게임 중에서는 쿠키런 시리즈가 키보드 조작까지 지원했다. 점프는 'F', 슬라이드는 'J' 키를 통해 할 수 있었다. 이외 게임로프트의 인기 레이싱 게임인 '아스팔트9'도 'Shift' 키로 드리프트를, 'Space bar'로 부스트 기능을 쓸 수 있어 조작에 무리가 없었다.
구글 플레이게임즈 출시 당시 일부 이용자들은 결제와 관련한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구글이 자신들의 플랫폼 안에서 결제가 일어나도록 유도하며 외부 결제 대신 높은 수수료를 챙기고, 차액은 이용자가 부담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실제 플레이게임즈가 보편화되면 구글의 인앱결제 지배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구글은 플레이게임즈에서 처음 결제하는 경우 5000원을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 안정성·최적화 잡으며 기대감 갖기 충분…정식 버전 출시일은 미정
그동안 앱 플레이어 시장은 중국산 프로그램에 의존해왔다. 앱 플레이어 이용자들은 이같은 프로그램의 최적화와 보안 정도를 문제삼는다. 항상 접속하려고 앱 플레이어를 설치해뒀더니 불안정한 소프트웨어로 튕김 현상이 발생하기 일쑤고, 보안 이슈로 아끼던 계정이 송두리째 날아가는 일도 종종 벌어졌다. 게임업체들도 이같은 이용자 수요를 파악한듯 최근 출시 게임들은 PC에서 안전하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경우도 많다.
앱플레이어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안정성'과 '최적화'다. 플레이게임즈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며 모바일 게임의 PC 구동을 원하는 요구를 잘 만족시켰다. 다만 기존 중국산 앱 플레이어에서 지원하는 다중 계정 접속, 매크로 기능 등은 지원하지 않는다. 정식 출시 때도 이같은 기능이 추가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플레이게임즈는 올해 베타테스트를 거치며 즐길 수 있는 게임 가짓수는 늘렸고, 앱 호환성과 최적화 정도는 더 개선해왔다. 구글과 윈도우가 합작해 내놓는 공식 기능인 점에서 이미 PC 플레이를 지원하는 대형 게임사 외 중소(인디) 업체들의 기대도 크다. 구글은 지난달 말 오픈 베타테스트를 진행하면서도 정식 버전 출시일을 확정하지는 않았다. 오픈 베타테스트는 소프트웨어 출시 막바지 절차인만큼 연내 플레이게임즈의 정식 버전을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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