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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102년간 지속되는 기업" 알리바바의 ESG 원칙은

문은주 기자 2022-09-13 06:00:00

장융(张勇) 알리바바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알리바바]


 

“알리바바의 비전은 '102년간 지속되는 좋은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102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 사회와 관계, 그리고 장기적인 기업 지배 구조를 관리해야 합니다."

장융(张勇) 알리바바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알리바바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환경과 사회에 기여하고 지배구조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요즘 재계에서 주목을 받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조와 언뜻 비슷한 것 같지만 차이가 있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있다는 점에서다.

◆3세기 역사 내다보는 기업···조건은 '함께' 하는 실천  

'102년'이라는 목표를 세운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알리바바그룹 창업자인 마윈은 2009년 창업 10주년 기념식에서 특별한 목표를 공개했다. 알리바바를 최소 2101년까지, 즉 102년 이상 살아남는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창업 연도(1999년)부터 헤아리면 20세기부터 22세기까지 최소 3세기에 걸쳐 역사를 남기겠다는 야심이 담겼다는 해석이 나왔다.

장융 회장은 102년 메시지가 나온 지 10년 만인 2019년에 회장직에 올랐다. 2007년 8월 알리바바그룹에 합류한 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통하는 광군제 운영을 주도하는 등 여러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룹의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이끈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런 그가 102년 기업이 되기 위한 비전을 이어가되 구체적 목표를 강조하고 나섰다. 

디지털 혁신의 힘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과 지역사회가 경제 발전의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는 △목표 우선순위 지정 △비즈니스 설계와 ESG 통합 △관련 밸류체인의 변화 조정 △플랫폼을 통한 영향 확대 △자선 활동을 통한 ESG 목표 보완 등 5단계 접근법을 개발했다.

최근 기고문에서 장융 회장은 “절체절명의 위기 의식을 갖고 체계적인 목표를 세우며 혼자가 아니라 함께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 수 있다면 불가능이란 없다”며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은 어렵지만 혼자만의 실천이 아닌 공동체가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면 우리가 함께 이뤄낼 수 있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활동을 장려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알리바바는 현재 친환경 제품 공급, 플랫폼 내 친환경 인증 서비스, 저탄소 물류 등을 통해 플랫폼 내 판매자 수천만 명과 12억명 넘는 소비자에게 친환경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 물류 자회사 차이냐오는 소비자에게 종이 상자를 재활용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사진=알리바바]


그 결과 탄소 저감량을 측정해주는 앱인 ‘카본88 플랫폼’은 올해 출시 이후 지난 7월까지 사용자 2000만명을 확보했다. 알리바바 생태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70여 개 탄소 감축 시나리오를 구현해두고 일상생활에서 플랫폼 사용자의 탄소 배출 감축에 도움을 주고 있다. 

알리바바의 커머스 플랫폼 타오바오에서 소비자가 친환경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탄소 감축량을 측정해주는 식이다. 지도 앱인 에이맵(Amap)에서는 카본88을 활용해 사용자에게 목적지까지 최단 거리를 알려주고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때 탄소 감축량을 측정해 마일리지 형태로 보상하기도 한다.

그룹 내부적으로도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으로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기 위해서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직원 25만명 중 49.5%가 여성이며, 이사회와 고위 임원 여성 비율도 39%에 달했다. 작년 기준 고용된 장애인 직원은 2007명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중소기업 지원금과 프로그램을 통해 900만명에게 혜택을 제공했다.

장융 회장은 “플랫폼은 한 사람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모든 참여자가 함께 결정을 내려야 한다.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해야 플랫폼은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35년까지 1.5기가톤 탈탄소화 실현"···스코프 3+ 전략 눈길

알리바바그룹은 친환경 정책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경제에 기여하는 비율이 커질수록 탄소 배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7년 기준 중국 거주자들은 전체 탄소 배출량 중 약 40%인 약 41억50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직간접적으로 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 2030년에는 50억톤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알리바바그룹이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에 참여하고 있는 것도 그 이유다. 

최근에는 스코프 3+라는 새로운 개념을 탄소중립 목표에 추가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스코프 1과 2의 탄소중립 달성, 스코프 3의 탄소 집약도 50% 감축을 목표로 하던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이에 따라 2035년까지 알리바바 에코시스템 전반에 걸쳐 1.5기가톤의 추가 탄소 배출 저감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2030년까지 전적으로 청정에너지로 센터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진=알리바바]


탄소 배출을 분류·관리하는 GHG 프로토콜(온실가스 회계 처리 및 보고 기준)에 따르면 스코프 1은 기업이 직접적인 활동을 통해 배출하는 탄소량을 뜻한다. 공장을 가동할 때 나오는 매연이나 화학물질 등이 대표적인 예다. 스코프 2는 간접적인 탄소 배출을 뜻한다. 기업이 활용하고 있는 냉난방으로 인해 발생한 온실가스 등이 스코프 2에 속한다.

스코프 3은 협력사 등 해당 기업 이외에서 배출하는 탄소량과 온실가스 등 기업의 소유 자산을 제외한 간접 배출을 뜻한다. 알리바바그룹은 기존 스코프 3을 넘어 자사 플랫폼 에코시스템 참여자의 탄소 배출량까지 포함한 더 넓은 범위의 스코프 3+ 개념을 제시해 탄소 중립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탄소 발자국을 최소화하면서 고품질 상품의 개발을 실현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MSME)을 지원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성과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2022회계연도 기준 알리바바그룹의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약 1324만 9000MtCO₂e(이산화탄소 환산톤)으로, 61만 9944MtCo₂e를 감축했다. 전기 사용량 중 청정 에너지 비율도 21.6%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알리바바의 데이터센터의 연간 평균 전력사용효율(PUE)도 아시아 최고 수준인 1.247에 달했다. PUE는 데이터센터의 총 전력량을 IT 장비 전력량으로 나눈 값으로, 1에 가까울수록 전력 효율이 좋은 것으로 평가한다.

계열사들도 사업군 특성에 맞춰 친환경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알리바바 물류 자회사 차이냐오는 포장 크기를 최적화하는 스마트 알고리즘을 도입해 포장재 사용을 평균 15% 줄였다. 쇼핑몰인 타오바오와 티몰은 P&G, 로레알, 에스티로더 등 약 40개 브랜드와 함께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잉크 인쇄 사용 줄이기, 포장재료 간소화 및 재사용 등 간단포장 형식 4가지를 선보였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장시성 폐기물 소각시설의 소각 모니터링을 자동화하는 방식으로 연소 효율성을 높였다. AI 플랫폼으로 장시성 소각장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1인당 발전 효율을 3% 정도 높였다는 설명이다. 지난 6월에는 고객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분석·관리할 수 있는 최적화 플랫폼 ‘에너지 엑스퍼트(Energy Expert)’를 출시했다. 
  
장융 회장은 "스코프 3+ 탄소 저감 방식을 새롭게 탐구해 전 조직이 실행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탈탄소화 계획을 공유하고 있다"며 "알리바바그룹은 장기적인 ESG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 ESG를 비즈니스에 더 잘 결합하는 방법 그리고 공공복지를 더 효과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융(张勇) 알리바바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알리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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