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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이재용 '회장 취임' 초읽기…경영 승계 시나리오 완결한다

성상영 기자 2022-09-06 00:00:00

'11월 회장 승진설' 부상…"정해진 것 없다"

사내이사 선임, 올해 아닌 내년 3월 '유력'

삼성물산을 지주사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결정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혐의 관련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오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르면 11월 회장으로 승진할 전망이다. 2012년 12월 부회장 직함을 단 지 10년 만이다. 이와 동시에 계열사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디데이(D-day)'는 11월 1일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은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 부회장 복권 이후) 외부에서 여러 가지 말이 나오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정해진 것은 없다"고 부인했다.

현재까지 이 부회장 승진 시점과 관련해 떠도는 안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앞선 11월 1일 이외에 고(故) 이건희 회장이 취임한 12월 1일과 날짜를 맞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통상적으로 이 무렵 삼성전자 정기 임원 인사가 발표됐다. 회장 승진 직후 임원 인사를 내고 본격적인 '이재용의 뉴삼성' 시대를 여는 시나리오다.

◆'취업 제한' 족쇄 풀린 李, 대표이사 맡을까

나머지 한 가지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날이다. 회장 승진과 사내이사 선임이 함께 이뤄지는 안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27일 임시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가 2019년 10월 임기 만료로 물러났다. 그해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로 재판을 받으면서 재선임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월 실형 확정으로 취업 제한을 적용받았다. 이후 미등기 임원으로 보수를 전혀 받지 않고 경영 활동을 해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5일 '광복절 특사(특별사면)'로 복권됐다. 취업 제한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나 사내이사 복귀가 가능해졌다.

삼성전자 사내이사는 현재 5명이다. 구성을 보면 모바일·가전 등 세트 사업을 이끄는 한종희 DX부문장 부회장과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경계현 DS부문장 사장이 투 톱으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 이정배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이 사내이사 명단에 올랐다.

이들 가운데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사내이사는 한종희 부회장이다. 나머지 4명은 올해 3월 선임돼 임기 만료 시점이 2025년이다. 내년 정기주총에서 한 부회장의 빈자리를 이 부회장이 채우면서 대표이사직을 맡는 방안도 가능하다. 그러나 한 부회장이 DX부문을 맡은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사내이사 정원을 한 명 늘려 6인 체제로 운영할 수 있다.

당분간은 이 부회장이 사내이사직을 맡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비율이 6대 4로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심해질 수 있는 데다 효율적이고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 이사회 규모를 점차 줄이는 추세와 맞지 않아서다. 삼성전자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정원은 3인 이상 14인까지로 규정상 문제는 없다.

◆11월 회장 취임, 3월 사내이사 선임 '유력'

올해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복귀는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나온 삼성전자 임시주총 소집 공고에는 사외이사 2명을 선임하는 안건만 올라 있다. 임시 주총일은 11월 3일이다. 이 부회장 사내이사 선임을 위해 다시 이사회와 주총을 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재계 안팎에서 나오는 여러 관측 가운데 가장 자연스러운 시나리오는 11월 회장 취임, 3월 사내이사 선임이다. 회장 승진은 내부 인사로 주총을 거칠 필요가 없다. 본인이 마음을 먹고 삼성전자 등 계열사 내부에서 공감대가 형성되면 언제라도 승진이 가능하다.

사면·복권으로 운신 폭이 한층 넓어진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할 명분은 충분하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병석에 누운 이후 8년 동안 실질적인 총수였지만 행보에 제약이 많았다. 삼성으로서는 중대한 의사 결정을 총수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어디로

여전히 미완으로 남은 경영권 승계를 온전히 매듭지으려면 지배력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삼성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이 부회장 등 일가가 삼성물산을 지배하고, 삼성물산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식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8.13%, 삼성생명 지분 10.44%를 각각 보유해 개인 최대주주다. 지난해 4월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 등 지분 일부를 상속받으면서 지배력이 강화됐다.

문제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8.51%다. 국회에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보험회사의 계열사 주식 투자 한도 기준이 취득 원가에서 시가로 바뀐다.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을 대폭 줄여야 한다. 이 부회장과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각각 1.63%, 5.01%에 불과해 지배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지배구조 개편 핵심은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에 매각하는 방법이 있다. 삼성은 준법감시위원회 권고와 상반기 마무리된 보스턴컨설팅그룹 연구 용역 결과 등을 토대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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