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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1년새 2%P 수직상승 '금리 폭탄'…등골 휘는 차주들

신병근 기자 2022-08-25 10:49:04

가계부담利 연간 27조 불어날듯…영끌 적신호

코로나19 지원 내달 종료…중기·자영업 울상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치솟는 물가를 잡으려는 통화당국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방어 전선을 구축했지만 빚을 진 서민들 이자 부담도 역대급으로 커지고 있다. 돈을 빌린 차주는 대출 금리가 오른 만큼 이자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인데, 금융권은 현 상황에서 가계대출 이자 부담 규모가 27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5일 기존 2.25%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2.5%를 형성했다. 이번을 포함해 사상 처음 4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런 인상 기조의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가파른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이 지목되는데, 23년여만에 최고점을 찍은 소비자물가 등이 직격탄이 됐다.

향후 1년의 예상 물가 상승률, 즉 기대인플레이션율 역시 8월 들어 4.3%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였던 전달 4.7%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4%대를 나타내 물가 안정이 되기까지는 상당 기간 소요될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758조원에 육박한다. 한은 금통위는 이달을 포함 최근 1년간 모두 8차례, 총 2.00%포인트 기준금리를 끌어오렸는데 이 기간 동안 대출 금리 인상을 반영해 가계가 부담해야 하는 총 이자를 추산한 결과 27조4000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혼까지 끌어 모은 '영끌'과 빚을 내어 투자한 '빚투'족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취약차주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그간 대출을 크게 늘린 차주들의 신용도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지금처럼 기준금리가 빠른 속도로 높아지면 가계뿐 아니라 기업들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은 물론 소상공인, 자영업자들도 기업군으로 분류되는 이상 점포 운영비와 임대료 등을 부담해야 하는 정도가 급격히 가팔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월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681조6744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45조7865억원이나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피해 지원 대책의 일환으로 자영업자 등 대다수 서민들이 끌어다 쓴 정부지원금도 다음달 종료되기 때문에 부실 대출 관련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음달 대출 만기 연장·이자 유예 등 금융지원이 종료되면서 자영업자들이 겪어야 할 고통도 커져 결국 금융권 전체 건전성 위험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한은 역시 "향후 금융지원 조치가 종료될 경우 잠재 신용손실이 현실화하면서 은행의 대손비용이 증가하고,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다면 국내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최대 1.4%포인트까지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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