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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우여곡절 쌍용차 매각 '사실상 마무리'...KG그룹의 진심 '通'했다

심민현 기자 2022-08-16 13:33:32

KG그룹, 300억 원 추가 투자...상거래 채권단 설득 성공

오는 26일 관계인 집회 개최...채권단 동의 절차 진행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사진=쌍용차]


 우여곡절 많았던 쌍용자동차 매각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현금 변제율 6.79%가 낮다며 강하게 반발하던 상거래 채권단이 회생 계획안에 찬성하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매각은 상거래 채권단의 반발이라는 마지막 고비를 넘기며 사실상 성사됐다. 

쌍용차 최종 인수 예정자로 선정된 KG그룹은 최근 기존 인수 대금인 3355억 원에 300억 원 추가 투자 계획을 내부적으로 확정했다. 300억 원이 추가 납입되면 현금 변제율은 13.92%, 실질 변제율은 41.2%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거래 채권단의 찬성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이들이 쌍용차 매각의 '키'를 쥐고 있어서다. 회생 계획안이 회생 법원으로부터 최종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회생 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 채권자의 3분의 2, 주주 절반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회생 채권자 중 상거래 채권자 의결권은 80%를 넘기 때문에 상거래 채권단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쌍용차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은 이날 340여 개 협력업체가 참여하는 화상회의를 통해 회생 계획안 찬반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무쏘', '코란도'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유명한 쌍용차는 지난 1998년 외환 위기에 무너지며 M&A 시장에 나왔다. 

이후 대우그룹, 중국 상하이자동차, 인도 마힌드라그룹 등으로 수차례 주인이 바뀌었지만 경영난은 계속됐다. 몇 년 전부터 업계 일각에선 "쌍용차 청산이 더 낫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쌍용차는 '풍전등화'의 처지에 놓였다.

2020년 12월 쌍용차는 두 번째 법정 관리를 신청하고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이번에는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 에디슨모터스가 인수를 희망했다. 그러나 자금력이 형편없었던 에디슨모터스는 기한 내 인수 대금을 납부하지 못했고, 쌍용차는 올해 3월 인수 계약 해제를 발표했다.

쌍용차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다시 매각을 진행했다. 매각 절차는 인수 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 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자를 확정짓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KG그룹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경쟁자로 꼽혔던 쌍방울그룹은 KG그룹보다 많은 인수 대금을 제시했지만 자금 증빙을 하지 못하며 탈락했다.

KG그룹은 최종 인수자로 선정된 이후에도 쌍용차 노사와 3자 '특별 협약서'를 체결하고 쌍용차 공장에 아이스크림을 지원하는 등 쌍용차 임직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그동안 공격적 M&A를 통해 화학과 제철, IT, 미디어, 음식료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온 KG그룹은 이번 쌍용차 인수전에서도 승리를 쟁취했다. 이로써 재계 30위권 진정한 대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KG그룹 관계자는 "저희의 진심이 통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는 오는 26일 관계인 집회를 열고 채권단 동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회생법원이 공식적으로 기업 회생 절차 종료를 알리면 모든 매각 절차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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